9일 충북 청주 청남경찰서는 송유관을 뚫어 석유를 훔쳐 팔려 한 혐의(특수절도 미수 및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로 김 아무개 씨(54)와 임 아무개 씨(46)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달아난 공범 5명도 추적하고 있다.
김 씨 등 7명은 지난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충북 청원군 남이면의 한 주유소 건물 안에서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 가로․세로 1.5m, 깊이 2m의 구덩이를 판 뒤 송유관이 묻혀 있는 방향으로 지름 1.5m의 땅굴을 12m 정도 파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낮에는 임대한 주요소를 정상 영업하면서도 밤에 몰래 굴착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덩이를 판 장소와 송유관이 묻혀 있는 곳까지의 거리는 15m. 만약 3m만 더 팠다면 송유관 관로에 유압호스를 연결한 뒤 석유를 빼낼 수 있었지만 다행히도 사전에 적발됐다.
이들은 작업소음을 내지 않기 위해 땅굴을 파는 장소에 소리를 흡수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건축 재료인 '흡음재'를 설치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송유관과 제일 가까이에 위치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며 송유관이 묻혀있다는 팻말을 일일히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 등은 경찰에서 “대한송유관 공사에서 주유소 운영에 관한 교육을 받다가 그곳에서 송유관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장면을 봤다. 이를 계기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행히 신속한 수사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나머지 일당 5명도 빠른 시간 내에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