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없이 빈손 예방’ 부글부글
[일요신문]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민주당은 “민심과 정반대로 갔다”고 논평했다. 야권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복귀를 냉소하는 사이 그는 임명 첫날부터 민주당 지도부를 쥐고 흔들었다는 후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장외투쟁 중인 김한길 대표. 최준필 기자
지난 5일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은 장외투쟁 중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찾아갈 것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예고했다. 동시에 김 비서실장 측은 민주당 지도부에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영수회담을 제안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별다른 정치적 고려 없이 김 비서실장의 예방을 맞았다. 그러나 애초에 김 비서살장은 전할 메시지는 없었다. 그는 김한길 대표와 악수만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날 김한길 대표는 김 비서실장에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호락호락하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는데 이미 ‘정치 9단’에 당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청와대 인선 발표와 국정원 국정조사 생중계를 사전 조율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청와대는 인선 발표를 위해 각 방송사에 오전 10시 20분까지 생중계 대기를 요청했는데 민주당 지도부가 이를 까맣게 몰랐다는 것이다. 같은 시각 국정원 국정조사 생중계가 예고돼 있었기에 강력 항의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다행히 일부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상파 생중계를 요구하며 반발, 기관보고가 오후로 연기돼 두 이벤트가 겹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생중계 연기는 초선 의원들이 강하게 주장해서 관철된 것이고 그동안 지도부가 거의 손 놓고 있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당일 아침까지도 청와대 인선 발표에 관해 몰랐다고 하더라. 두 개가 겹쳤다면 지도부가 청와대 물타기에 놀아났다는 비난을 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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