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들 애용… 얼굴 바꿔 또 사기쳐
[일요신문] 신분세탁자가 완벽을 기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감행하는 신분세탁은 ‘성형’으로 알려져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다단계 사기범으로 꼽히며 현재까지도 ‘가짜 사망’ 논란이 일고 있는 조희팔 씨도 “성형 수술을 통해 잠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일었다.
성형 수술은 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지명수배자나 사기범들이 애용하는 신분세탁이다. 지난해 7월 붙잡힌 박 아무개 씨(51)는 유망한 사업가로 신분세탁을 하며 성형을 감행해 수많은 중년 여성으로부터 7억 원대의 사기를 치고 붙잡혔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체포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합성해 놓은 얼굴이었다”고 밝혔다.
강남 한복판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4년 동안 도주한 조직폭력배 박 아무개 씨도 ‘페이스오프’ 뺨치는 성형 수술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경찰은 살을 빼고 쌍꺼풀 수술까지 한 박 씨를 검거 당시까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경찰은 성형으로 인한 신분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성형외과의사회와 공조해 범죄인의 성형수술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청 최준영 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운영계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살인 수배자까지 성형하고 활보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성형외과의 협조가 필요했다”며 “마지막 수배자 한 명까지 검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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