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카 - 역대 최고 경매가 5

‘페라리 삼형제’ 몸값이 무려 1천억!

[일요신문] 경매장에 나온 희귀 클래식 카들의 몸값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에서 열린 경매에서 1967년형 페라리 스포츠카가 2750만 달러(약 308억 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이 차량의 공식 모델명은 페라리 275 GTB/4S NART 스파이더. 일부 언론에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는 과연 무엇일까. 최근 수년간 해외 경매시장에서 초고가에 팔려나간 꿈의 자동차들을 외부에 알려진 낙찰가 순으로 훑어봤다(8월 20일 환율 기준).

1. 1962년형 녹황색 페라리 250 GTO (가격 3500만 달러, 약 392억 원)

역대 경매시장 최고가인 1962년형 녹황색 페라리 250 GTO. 한화로 약 392억 원에 팔렸다.

2012년 6월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한 경매시장에서 3500만 달러에 팔리며 세계 최고가의 클래식 카로 등극했다. 낙찰자는 미국 맥코셀룰러의 공동창업자이자 희귀 자동차 수집가인 크레이그 맥코다. 1962년형 페라리 250 GTO는 페라리 창업자 엔초 안셀모 페라리가 만든 페라리 슈퍼카 계보의 첫 번째 모델. ‘250’은 각 실린더의 배기량, ‘GTO’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주행하는 고성능 자동차’ ‘GT레이스 출전 가능 모델’의 의미를 담고 있다.

페라리 250 GTO는 1964년까지 모두 39대만 생산됐으며, 이 녹황색 페라리는 페라리가 자동차 경주선수 스털링 모스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스털링 모스는 영국의 전설적인 F1 드라이버로 1950∼1960년대에 F1 그랑프리에 출전, 16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최고속도 254㎞/h의 페라리 250 GTO는 1962~64년 각종 GT카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로 자리매김했다.

2. 1963년형 페라리 250- GTO(3200만 달러, 약 358억 원)

지난해 1월 영국 매체들은 부동산 재벌 존 헌트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1963년형 페라리 250 GTO가 2020만 파운드(약 3200만 달러)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존 헌트는 이 차량을 2008년 1570만 파운드에 사들였다고 하니, 3년 만에 우리 돈으로 약 79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차는 앞서 소개한 1962년형 녹황색 페라리 250 GTO가 최고 낙찰가를 갱신하기까지 5개월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 이름을 올렸다. 250 GTO는 ‘가장 아름다운 페라리 모델’로 꼽히는데, 연식만 다른 동일 모델이 나란히 경매가 1, 2위를 차지함으로써 그 명성을 다시 확인시켰다.

3. 1936년형 부가티 타입 57SC 애틀랜틱(3000만 달러, 약 336억 원)

2010년 5월 미국 구딩 앤드 컴퍼니의 경매에서 약 3000만 달러(추정 가격)에 팔린 전설의 자동차다. 낙찰자는 한동안 베일에 가려 있었으나, ‘멀린 자동차박물관’을 건립한 자동차광 피터 멀린이 사들인 것으로 훗날 확인됐다.

부가티 타입 57 모델은 창업자인 에토레 부가티의 아들 쟝 부가티가 디자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특히 곡선형의 2인승 세단(쿠페)인 57SC 애틀랜틱은 세계에서 단 3대만 생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신경과전문의이자 자동차 수집가인 피터 윌리엄슨이 생전에 소장했던 차가 경매에 나왔던 것.

이 차와 같은 모델로 미국 디자이너 랠프 로렌이 소유한 1938년형 부가티 타입 57SC 애틀랜틱은 지난 5월 세계적인 클래식카 경연대회인 ‘콘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 2013’에서 대회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부가티 타입 57SC 애틀랜틱의 가치가 앞으로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4. 1954년형 메르세데스 W196R 포뮬러 원(F1) 경주용 차(2960만 달러, 약 331억 원)

총 15대가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메르세데스의 클래식 레이싱카 모델로 지난 7월 영국 굿우드 스피드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본햄즈 경매에서 예상가격의 두 배에 가까운 액수인 2960만 달러에 낙찰됐다.

경매가가 치솟게 된 것은 이 차의 특별한 이력과 가치 덕분. 60년 전 ‘레이싱의 신’이라 불리던 전설의 F1 드라이버 후안 마누엘 판지오가 바로 이 차를 몰고 1954년 독일과 스위스 그랑프리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W196R 레이싱 카는 직렬 8기통 엔진으로 최고 270마력의 파워를 뿜어내 ‘은색 화살’이란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5. 1967년형 페라리 275 GTB/4S NART 스파이더(2750만 달러, 약 308억 원)

최근 미국 페블비치 경매에서 약 308억 원에 팔린 페라리 희귀 모델. 후륜구동 차량으로 280마력의 12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며 배기량은 3285㏄다. 모델명에 기재된 NART는 페라리의 북미레이싱팀 이름이기도 하다. 낙찰자는 유명 패션 메이커 토미 힐피거의 창업주인 로렌스 스트롤이다.

이 차 역시 전 세계적으로 10대밖에 생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페라리 NART 스파이더는 스티브 맥퀸이 주연을 맡은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1968년)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