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대부분 교수·중기업 사장·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눈길
그동안 ‘소음 인증’을 취미 삼아 온 일부 '슈퍼카' 차주들은 자신의 차에 소음이 큰 사제소음기를 부착해 길거리에서 굉음을 내는 일이 잦아 시민들에게 불편을 줘왔다.
사진출처=MBC 뉴스 캡처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불법 소음인증을 하거나 소음이 큰 사제 소음기를 부착한 혐의로 A 정비소 대표 정 아무개 씨(남·51)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제범죄수사대 측 한 관계자는 “정 씨 등 업체 5곳은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소음인증 대행업을 하면서 슈퍼카 소음기 한 건당 약 1000만~5000만 원을 받고 소음 검사를 부정한 방법으로 통과시켜줬다”고 말했다.
정 씨 등은 배기관 속에 철망 뭉치를 넣거나 공기흡착기에 비닐테이프를 감는 방법으로 소음 크기를 줄여 인증서류를 발급하는 ‘꼼수’를 부리고 한 대당 최대 5000만 원에 달하는 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고급 슈퍼카 차주는 “사제소음기를 단 슈퍼카의 경우 비행기 이착륙 소리와 비슷한 수준의 소음이 발생한다. 큰 소음이 날수록 외제차의 위용을 과시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소음이 큰 사제소음기를 달고 소음인증 시 뒷돈을 주는 일이 꽤 많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 씨에게 불법 소음인증을 의뢰했다가 함께 경찰에 붙잡힌 차주 중에는 중소기업 사장, 의사, 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41명)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경찰은 유사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서울·수도권 내 외제차 소음 인증대행업체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