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이다” vs “더 헷갈려”
도로명주소의 도입이 처음 결정된 것은 지난 1996년 문민정부 시절. 당시 정부는 그간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토지를 분할 사용함으로써 지번이 매우 불규칙하
정부는 새로운 주소 체제가 쉽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2011년 7월부터 관공서에서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병행 사용하도록 한 데 이어 앞으로 4개월 후에는 도로명주소만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무려 17년의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도로명주소가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는 미지수다. ‘편리한 주소 체계’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탁상행정의 산물’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도로명주소법’에 대한 헌법소원까지 제기된 상태다.
과연 SNS 세상에선 ‘도로명주소 도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트위터리안의 생각을 한번 들여다보자.
상당수 트위터리안은 ‘편리함’을 이유로 긍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py****는 “지번이 뒤죽박죽인 기존의 주소 체계는 난수표와 다름없다”며 찬성에 한 표를 던졌다. su****는 “주소가 부여된 원리만 알면 길 찾기가 오히려 쉽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올렸다. tw****는 “익숙하지 않아 당장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기존의 주소 체계를 바꿔야 할 때”라고 적었다. “뉴욕 런던 파리 등 대도시들이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효율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트위터상의 대세는 ‘도입 반대’였다. 찬성 의견 하나에 반대 의견 네댓 개꼴로 많았다. 우선, 실생활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이 다수였다. me****는 “하도 도로명주소를 쓰라고 해서 인터넷에서 물건 구입할 때 그 주소를 쓰는데, 왜 지번 안 써놓느냐고 매번 전화가 온다”면서 “아직 시기상조”라고 적었다. bu****는 “도로명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지어서 비슷비슷한 이름이 많다. 오히려 헷갈리고 잘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a****는 “새 도로명주소는 ○○구까지만 표기되고 곧바로 도로이름이 나온다. 대체 어느 동에 있는 도로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문화적인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나타낸 이들도 있었다. kt****는 “도로는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지만 지명은 역사와 전통이 담긴 것”이라며 “획일적으로 도로이름과 숫자로 대체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wh****도 “의미 있는 지명을 없애고, 디지털로 크리스탈로 식으로 바꾸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고 적었다.
if****는 “기존 주소방식은 3MB면 저장할 수 있었는데, 새 도로명주소는 도로마다 이름이 붙어 용량만 크게 차지한다”며 ‘시대역행론’을 폈고, wr****는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는 시대에 효율적인 도로명이 무슨 소용. 차라리 위성 좌표값을 주소로 대신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몇몇 트위터리안은 나름의 절충안을 제시했는데, 그 방안은 다름 아니라 현재처럼 두 가지 주소 체계를 함께 사용하자는 것. it****는 “밀어붙이기가 능사가 아니다”면서 “두 가지 주소를 병행하며 국민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