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훈씨 사망사건이 물고문으로까지 불똥이 튀자 서울지검은 이례적으로 특별조사실을 공개했다.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은 모두 7개. 조씨는 제7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특별조사실 7개의 방이 끝나는 오른쪽 복도 끝에 심리분석실이 위치해 있다. 심리분석실 관계자는 “이 방이 만들어진 뒤로 조폭과 같은 강력 사건의 거짓말탐지기 조사 의뢰는 한 건 정도였다”고 말했다.
거짓말탐지기의 도입과 함께 심리분석실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0년. 결국 2년 동안 거짓말탐지기 앞에 앉아 본 강력범죄 피의자는 거의 없었던 셈. 관계자에 따르면 거짓말탐지기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피조사자의 나이가 아주 많거나 질문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지능이 낮은 경우, 그리고 건강이 나쁜 경우다. 심리분석실 관계자는 “이 세 가지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피의자들은 거짓말탐지기를 속일 수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또 “거짓말탐지기는 주로 사문서 위조나 간통•강간 등의 성범죄 피의자조사에 주로 활용돼 왔다”며 “하지만 특별히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할 수 없는 범죄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젊고, 건강하고, 지능도 낮지 않은 조직폭력배들이 서울지검 거짓말탐지기 앞에 앉아볼 기회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지검 특수부의 한 검사는 “그야 검사들마다 생각이 다르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심리분석실 관계자 역시 “의뢰하는 쪽의 수사 기법이 나름대로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씨는 숨지기 전 제7조사실에서 거의 실신 상태였다. 신음을 하며 숨을 몰아쉬어 건너편 검사실로 옮길 수조차 없었다. 바로 그 옆방에는 고가의 거짓말탐지기가 잠자고 있었다. ‘과학 수사’를 외쳐 온 검찰의 구호부터 거짓말탐지기 앞에 앉아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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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0 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