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 긴다? 그녀에겐 순한 양
[일요신문]
김수현 작가.
이런 기센 황혼 배우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이가 대한민국에 딱 한 명 있다. 다름 아닌 김수현 작가. 1943년생으로 고희를 넘긴 김수현 작가는 웬만한 황혼 배우보다 나이가 많다. 나이 차가 크지 않아도 황혼 배우들조차 김수현 작가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의 대표작인 <엄마가 뿔났다>에는 이순재 김혜자 백일섭 강부자 김용건 전양자 등 내로라하는 황혼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김용림 김영철 김해숙 장미희 등이 포진됐다. 1995년작인 <목욕탕집 남자들>을 되짚어 봐도 이순재 강부자 장용 고두심 윤여정 등이 한데 어우러질 정도니 방송가에서 장기간에 걸친 김수현 작가의 파워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올해 초 방송됐던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에는 이순재 유동근 김해숙 한진희 등이 고정 출연한 데다 김보연과 양희경은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쳤다. 김보연은 캐스팅 제안을 받을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었지만 김수현 작가의 부름을 받고 한달음에 촬영장을 달려왔다는 후문이다. <무자식 상팔자>의 관계자는 “난다 긴다 하는 노년 배우들도 김수현 작가 앞에서도 순한 양이 된다. 자존심을 내세울 때와 고개를 숙일 때를 분명히 아는 것이 그들이 수 십 년간 연예계에서 버텨온 힘인 것 같다”고 미루어 짐작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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