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듯 배우자감 선택 행복할 리 있겠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의원(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키르기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의 지난 4월 1일자 공문에 따르면 카밀라 탈리에바 키르기스스탄 부총리가 지난 3월 말 부총리실에서 김창규 한국대사를 만나 키르기스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 증가에 따른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는 것.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리안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일단 ‘자성론’이 적지 않았다. opa****는 “사랑 때문이 아니라 아내, 도우미 역할을 맡기기 위해 외국 여성과 졸속 결혼을 하다 보니 가정폭력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외국에서 문제 제기를 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get****는 “철저히 상업화된 결혼중개도 문제”라며 “마치 쇼핑 상품 고르듯 배우자감을 고르는데 결혼생활이 행복할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dhs****는 “우리에겐 알게 모르게 선진국 여성은 잘 대우하고, 후진국 여성은 비하하고 무시하는 그릇된 정서가 있다”면서 “아시아권 여성과의 국제결혼에서 유독 파탄이 많은 것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면, 키르기스 측 주장이 황당하다는 반응도 상당수였다. ojb****는 “강제로 한 결혼도 아니고 한국 남성과 키르기스 여성이 합의해서 한 국제결혼인데 가정문제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dag****는 “조건을 걸고 하는 결혼은 국제결혼이든 국내 결혼이든 행복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며 “상대가 한국 남성이라서 문제인 게 아니라 영혼이 없는 결혼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불똥이 엉뚱하게 ‘국제결혼 찬반론’으로 번지기도 했다. dil****는 “결혼하기 어려운 계층의 사회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다문화가정이란 이름으로 후진국 여성과의 국제결혼을 장려한 측면이 있다”며 “매매혼이나 마찬가지인 중개업소를 통한 국제결혼을 규제해야 한다”고 적었다. 일부 반대론자는 “못 사는 아시아권에서 배우자를 구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루저’”라고 주장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mos**** 등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국제결혼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농촌 일꾼들”이라며 “농촌으로 시집가는 걸 기피하는 풍조 때문에 나라 밖에서라도 배우자를 찾으려 하는 것인데, 이를 두고 루저 운운하는 것은 농촌을 지키고 있는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그런가 하면 현실을 인정하고 문제점을 줄여나갈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여럿이었다. anc****는 “같은 문화권에서 살아도 가정 문제가 심각한 게 현실”이라며 “협의이혼 때 한 번 더 생각할 숙려기간을 두는 것처럼 국제결혼을 원할 경우에도 일정 기간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kis****도 “결혼 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 최소한의 자격심사를 하거나 서로의 문화에 대한 사전 소양교육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