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용만, 한진 조양호 ‘위기라니? 내 집은 깨끗해’
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은 1973년부터 서울 한남동의 대지 면적 747㎡, 건물 연면적 396.19㎡인 자택에서 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김 회장의 자택에는 1975년 7월 동부건설의 전신인 미륭건설 이름으로 5000만 원을 빌린 근저당권이, 1979년 6월 역시 미륭건설 이름으로 2억 원을 빌라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는 것.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해지하지 않고 있다. 동부그룹 측은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지만 그 정도 근저당권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은 서울 한남동의 대지 면적 674㎡ 건물 연면적 325.61㎡인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박 회장 자택의 등기부에는 가압류나 근저당권 설정 기록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 자택 역시 깨끗했다. 조 회장은 1982년부터 서울 구기동의 대지 면적 776㎡, 건물 연면적 566.14㎡의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살고 있는 서울 성북동의 단독주택은 지난 2003년 8월 4일 타계한 고 정몽헌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집이다. 정 전 회장의 자살 이후 남편의 경영권을 이어받아 회사를 이끌고 있는 현 회장의 모습처럼 성북동 자택의 등기부에는 치열했던 과거가 남아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지난 2006년 9월 하이닉스반도체를 채권자로 서울중앙지법이 결정을 내린 가압류였다. 청구금액은 82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압류 조치는 예금보험공사가 정몽헌 전 회장의 현대건설 부실책임을 묻기 위해 하이닉스반도체를 통해 현 회장 등 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취해진 것이었다. 가압류는 지난 2010년 12월 해제됐다.
현대그룹이 4년간 흑자 경영을 통해 안정세에 오르며 현 회장이 ‘적극적 사업기반 확대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재도약의 발판을 삼았던 지난 2008년에 그룹의 사정과는 달리 현 회장 자택에는 2월부터 8월까지 6번의 가압류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현 회장은 가압류 결정이 내려진 다음해인 2009년 모든 가압류를 해제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