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날은 가고…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의 ‘집 지키기’ 가 계속되고 있다. 경매에 넘어간 장충동 집을 되찾기 위 해 아들이 법원에 항고했지만 최근 기각됐다. 그러나 부 인 장은영씨에 따르면 아직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 ||
법원 경매에 부쳐졌던 최 회장의 장충동 집은 지난해 9월 건설업체인 신안도시개발에 낙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둘째 아들 은혁씨(26)가 ‘경매 절차에 문제 있다’며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 ‘장충동 집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최근 은혁씨의 항고를 이유없다며 각하했다.
결국 최 회장 부부는 장충동 집을 비워야 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렇지만 KBS 아나운서 출신인 최 회장의 부인 장은영씨는 “아직 완전히 결정 난 것은 아니다”고 말해 장충동 집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1998년 최원석 회장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권에 긴급자금을 요청하면서 동아건설 지분과 자신 명의의 장충동 집(장충동 1가 104번지와 52번지 24호 등 두 필지, 대지 4백62평, 연건평 3백5평)을 담보로 맡겼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나빠진 데다 끝내 동아그룹이 부도나면서 자택에 대한 대출금을 갚지 못해 법원 경매에 넘어가고 만 것.그리고 지난해 9월 법원경매에서 신안도시개발(주)이 55억7천만원을 제시, 이 집을 낙찰받았다.
경매가 끝난 뒤 최 회장의 둘째 아들인 은혁씨(26)는 지난해 10월24일 서울지법 본원 항고부에 ‘법원의 일방적인 경매처분에 문제가 있다’며 항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소유의 두 필지와 맞붙어있는 장충동 52번지5호의 소유자였던 은혁씨는 항고장에서 ‘법원에서 부동산의 위치와 현황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이 사건 경매 절차에서 항고인(은혁씨)의 권리가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소유의 경매 부동산과 은혁씨 소유 부동산의 대지 경계가 불확실한 상태인데도 법원에서 제대로 측량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52번지 5호 건물을 출입하기 위해선 최 회장 소유의 땅과 건물을 지나가야 하는 데도 이에 대한 평가가 없었다는 것.
▲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 | ||
하지만 서울지법은 지난 1월4일 은혁씨가 제기했던 항고를 각하했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항고인(은혁씨)이 (경매낙찰된) 최원석 소유의 부동산과 항고인 소유의 부동산을 함께 공유했더라도 민사소송법이 정하는 ‘공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은혁씨가 자신의 부동산과 맞붙어있는 최 회장 부동산을 실제 사용했다 해도 법적으론 ‘공유자’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은혁씨가 이번 경매와는 무관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또 법원은 ‘아버지 최원석으로부터 수석과 정원석을 양도받았다 해도 항고인(은혁씨)이 ‘지상권’을 취득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 최원석이 자신 소유의 토지는 양도하지 않았으면서 수목과 수석, 정원석만을 아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양도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최원석으로부터 양도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법원 항고를 통해 ‘장충동 집 지키기’에 나섰던 은혁씨의 전략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그렇다면 최원석 회장 가족의 이후 거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KBS 아나운서 출신인 최 회장 부인 장은영씨는 “이번에 법원에서 그런 결정(항고 각하)을 내렸지만 아직 완전히 결정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에 따르면 앞으로도 ‘장충동 집’을 지킬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 부부가 장충동 집을 비우기 위해선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월6일 항고인 은혁씨에게 법원 결정문을 송달했지만 반송됐다. 법원에서는 조만간 은혁씨에게 다시 결정문을 보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은혁씨가 재항고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최종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 회장 장충동 집을 낙찰받은 신안도시개발에서도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은 상태다. 신안도시개발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 아직 장충동 집에 대한 잔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여서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은혁씨의 재항고 여부와 신안측의 잔금지불 시기 등이 남아 있어 지금 당장 최원석 부부가 장충동 집을 나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최원석 회장의 장충동 집 낙찰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장충동에 또 다른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최 회장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