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당해봤으면 판결 달라졌을걸”
기소 내용에 따르면 A 씨는 3년 전부터 층간소음 문제로 아랫집 B 씨와 갈등을 빚어왔다. 범행 당일에는 현관문 틈새로 쓰레기가 들어와 놀란 B 씨가 문을 열자 자신이 지니고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B 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한다.
재판과정에서 A 씨는 “정신질환 때문에 소음에 민감하다”면서 “진짜로 찌를 생각은 없었다”고 선처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곽 판사는 “범행 수단과 결과에 비추어볼 때 징역형의 실형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A 씨가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층간소음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많은 트위터리안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일단 이유가 어떠하든 계획적으로 사람을 상하게 했으니 실형 선고가 당연하다는 견해가 눈에 띄었다.
enr****는 “이건 누가 봐도 치밀한 계획범죄”라며 “어떤 이유로든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got****는 “가해자에게는 가혹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흉기까지 들고 휘두른 것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반이 넘는 사람들은 ‘죄는 지었지만 그 심정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만큼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sla****는 “시도 때도 없이 쿵쿵거리고, 밤에 세탁기 청소기 돌리고…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라며 “멱살잡이라도 하고 싶은 걸 참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적었다. hks****는 “층간소음 때문에 계속 시달리다가 결국 무리를 해서 이사했다”면서 “만약 판사가 당해봤으면 판결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층간소음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aia****는 “층간소음은 행복권을 파괴하는 범죄행위”라며 “법적 기준을 빨리 정해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wi****는 “층간소음에 대한 민원이 5번 이상 제기되는 집에 대해서는 이사 가도록 하는 ‘5진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입주자협의회 같은 데서 규약을 만들어 실행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런가 하면 층간소음에 대한 오해 사례를 지적하며 서로 배려해야 하다는 견해도 상당수였다. ans****는 “하도 쿵쾅 소리가 심해서 위층에 올라가 보면 윗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소음이 나는 경우도 많다”면서 “진동이 벽면을 타고 위아래 옆으로 전달되기에 아파트 전 가구가 서로를 배려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적었다. gmj****도 “천으로 만든 슬리퍼 신기, 의자다리에 커버 씌우기, 소음 매트 깔기 같은 작은 실천만으로도 이웃의 체감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권했다.
층간소음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다수였다. 주로 시공회사나 정부의 무성의를 탓하는 의견이 많았다. jsa****는 “비슷한 사건들이 자꾸 일어나는 이유는 제대로 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건축 기준이 미비해 그런 것이라면 정부가 하루 빨리 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un****는 “층간소음 피해에 대한 관련 법률을 새로 제정해 건설회사가 보상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야 부실 공사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ghd**** 등은 “당장 법 개정이 힘들다면 정부가 나서서 층간소음을 주제로 공익광고부터 시작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