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은 얼굴마담 신예가 노출 전담
<연애의 기술> 홍수아, <전망 좋은 집> 곽현화 등 유명 배우와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얻은 <꼭두각시> 구지성, <바캉스> 유사라(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은 영화 홍보에 주력하고 극속에서의 노출은 비키니, 란제리 차림에 그쳤다.
유명세만 놓고 본다면 곽현화 홍수아 손은서 신소율 이파니 등을 주연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영화 출연 분량도 주연 배우로서 모자람이 없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이들이 아닌 하나경 한수아 다은 성은 등이다. ‘노출’이 주요 키워드인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유명세가 있는 여배우와 유명세가 다소 떨어지는 여배우를 동시에 캐스팅해 비슷한 비중의 역할을 맡긴 뒤 유명세가 떨어지는 배우들이 노출을 전담하는 시스템이다. 유명세가 있는 여배우를 중심으로 홍보에 집중하지만 실제 그들은 노출을 하지 않고 유명세가 다소 떨어지는 여배우들이 노출을 책임지는 것.
<전망 좋은 집>에서 진한 베드신을 선보인 하나경.
그렇지만 이런 전략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런 흐름의 시초가 된 <전망 좋은 집>은 지난해 10월에 개봉해 지금까지도 다운로드 시장에서 잘나가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애초 이 영화는 곽현화가 파격 노출을 한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지만 금세 노출은 하나경이 전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곽현화는 뒤태 노출이 전부다. 곽현화의 노출에 관심을 갖던 이들은 더 이상 다운로드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하나경이 한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노출 사고를 겪으며 유명세를 얻었으며 이후 <전망 좋은 집>은 하나경이 출연하는 영화로 다시 관심을 받으며 다운로드 시장에서 재도약할 수 있었다.
<연애의 기술>에 출연한 한수아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파격적인 노출 드레스로 화제가 됐다. 최준필 기자
또 다른 유형의 노출 영화는 아예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여성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방식이다. <바캉스>의 유사라 <꼭두각시>의 구지성 등은 모두 신인이 주연으로 발탁된 경우다. 우선 유사라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 ‘공대 얼짱’이라는 호칭을 얻었고 자신의 SNS를 통해 섹시한 사진을 거듭 올리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구지성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레이싱모델 출신이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노출에 집중한 여배우로 구분하긴 힘들다. 사실 <바캉스>는 앞서 소개한 영화들처럼 유명 여배우를 홍보 전면에 내세운 뒤 노출은 다른 여배우가 전담하는 방식의 영화다. 그렇지만 영화 홍보는 유사라 한 명에 집중돼 있다. 영화 정보에도 아예 출연 여배우를 유사라만 공개해 놨을 정도다. <바캉스>는 필리핀 세부에 초대받은 여섯 남녀의 화려한 바캉스 뒤에 숨은 음모를 그려낸 에로틱 스릴러 영화로 그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인 유사라가 홍보의 전면에 나섰지만 노출은 거의 없다. 유사라는 “<바캉스>에서 노출이 없었다”며 자신이 노출한 듯 알려지는 분위기에 대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구지성은 베드신 등 노출을 직접 소화하긴 했지만 그 수위가 매우 낮다. 대부분의 정사신에서 억지로 가슴을 가린 채 연기한 부분이 오히려 화제가 됐을 정도다.
<짓>에서 과감한 노출을 한 서은아는 ‘충무로의 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을 만큼 연기력도 좋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