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10여년간 500억 원의 비용을 투자해 첨단 고성능 신소재 ‘폴리케톤’을 개발했다. 사진은 폴리케톤 제품들이 전시된 모습.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고분자 신소재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소재 개발 성공으로 오는 2020년까지 폴리케톤이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약 1조 원, 폴리케톤 소재를 활용한 부품 및 완제품 등 전후방사업까지 포함하면 그 부가가치는 최소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효성 측의 설명이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이루어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다.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고, 기체 차단성도 현존하는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에틸렌비닐알콜(EVOH)과 동등한 수준이다. 폴리케톤은 크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와 초고강도 슈퍼섬유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으며, 초고강도, 초고탄성률의 특성을 가진 슈퍼섬유로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
국내 복합재료 권위자인 한양대 김병철 교수는 “폴리케톤은 소재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부터 개발을 추진해 온 미국과 일본의 선진 화학업체도 기술 확보가 어려워 상업화에 실패한 소재”라며 “이번에 효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이 관련 산업에 대한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의 이번 폴리케톤 개발 및 상업화는 우리나라가 기초 소재부품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상선 효성기술원장(사장)은 “이번 소재개발 성공은 50년여 쌓아온 효성 화학부문의 R&D(연구·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룬 쾌거”라며 “폴리케톤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해가스를 원료로 우리 산업에 꼭 필요한 부품으로 만드는 일석이조 소재라는 점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대표적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세계시장선점 10대 핵심소재개발사업(WPM·World Premium Materials)’ 기획위원회에 따르면 폴리케톤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1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 2020년까지 산업전반에 걸쳐 8700여 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