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높이려 ‘자가발전’
최근 지방선거 때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야권의 한 의원은 “안철수 의원 측으로부터 ‘우리 쪽으로 와서 도지사에 출마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안 의원의 반응은 달랐다고 한다. 최근 안 의원과 동석했다는 한 재야 인사는 “‘◯◯◯ 의원에게 지사직으로 출마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느냐’고 안 의원에게 물었더니, 안 의원이 그러더라. ‘그건 그 분이 자가발전하신 겁니다’라고. 사실상 자신이 직접 그런 부탁을 한 적도, 할 생각도 없었다는 뜻이었다”라며 “안 의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정치인들의 말을 다 믿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안철수 의원에게 직접 ‘부탁’을 받지 않고서 어떻게 그걸 안 의원이 보낸 ‘러브콜’이라 할 수 있는가. 안 의원 자체가 다소 ‘신비주의’이다보니 안 의원의 측근이 누군지도 알기 어렵다. 안 의원의 측근이라 주장한들 우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또 정치라는 게 매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게 일인데 그러다보면 안 의원 측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인사를 청해오는 경우도 있다. 이때 그 쪽에서 ‘덕담’ 식으로 ‘안 의원 측 진영으로 넘어오시라’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이런 것까지 카운트해서 안 의원의 러브콜을 받았다고 말하긴 좀 어폐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최근 안 의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고 주장한 한 의원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비단 그 의원뿐만이 아니다.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안 의원 측과 나눈 덕담을 굳이 ‘러브콜’로 표현해 대내외적으로 흘리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 또 안철수 이름 자체가 민주당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안철수를 포기하고 당에 남는다’고 하는 의원에게 훗날 지방선거 공천 시 섭섭하게 대할 순 없지 않겠는가. 그 점을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안심’에 기대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원들의 이중행보가 도를 넘고 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