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사진공동취재단
26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잉락 총리는 25일 밤(현지시간) 긴급 각료회의를 연 뒤 방콕 전역과 인근 지역에 국내보안법(ISA)을 발동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현재 재무부, 외교부 청사를 점거하고 다른 부처 청사는 물론 군 시설, 방송국 등 주요 시설로 행진을 계속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ISA가 발동되면 경찰이 치안 유지를 위해 집회 및 시위 금지, 도로 봉쇄, 교통 통제, 통금 등을 실시할 수 있다. 방콕에서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계속된 야권의 반정부 시위로 인해 정부 건물이 밀집해 있는 중심가 3개 지역에 지난 8월부터 ISA가 발동된 바 있다.
잉락 총리는 ISA 확대 발동 이후 “정부는 법질서를 유지할 것이나 국민을 향해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집권당 푸어타이당이 군사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를 포함해 포괄적인 정치 사면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탁신 전 총리는 잉락 총리의 친오빠다.
비난이 높아지자 푸어타이당의 사면 법안은 의회에서 부결되고, 잉락 총리도 사면 추진을 철회했지만 야권은 총리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탁신 전 총리는 도시 빈민과 농촌의 저소득층 등 이른바 '레드 셔츠'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방콕을 비롯한 대도시 중산층은 '옐로 셔츠'로 불리며 보수 야권을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