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백 수성이냐 새인물 입성이냐
지난 2010년 벌어진 선거에서는 신종백 당시 새마을금고 강원도지부장이 당선됐다. 신종백 회장은 1차 투표에서 40여 표를 득표해 2위에 그쳤지만, 2차 투표에서 90여 표를 얻으며 제15대 회장에 올랐다. 그리고 새마을금고는 오는 2014년 2월 16대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년 임기 동안 눈에 띄는 성과들을 이뤄냈다. 신 회장 선출되기 직전인 지난 2009년 새마을금고 자산규모는 77조 원이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새마을금고는 또한 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인수·합병을 통한 전방위적인 사업 확대로 금융권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2년 11월 새마을금고는 자베즈컨소시엄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해 새마을금고 고유 브랜드인 ‘MG’를 붙인 MG손해보험으로 재출범시켰다. 이어 12월에는 나이스신용정보로부터 한신평신용정보를 235억 원에 매입해 MG신용정보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기업신용평가 시장에도 진출했다. 신 회장의 의지로 지난 7월 신용카드 사업도 시작해 ‘새마을MG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오른쪽)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윤후상 이사에게 소아암 어린이 치료비 1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신종백 회장의 중임에도 걸림돌은 있다. 먼저 전국 새마을금고 지점 곳곳에서 도난, 강도, 횡령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최근 5년간 새마을금고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 비위행위로 인한 금융사고는 총 21건, 피해액은 266억 5900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같은 기간 부실대출로 인한 결손액은 4조 3267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도 사건도 2013년에만 7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새마을금고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외형 확대에만 신경 쓸 뿐, 내부 보안이나 통제 등에 대해선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 측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전국 새마을금고 지점들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입장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탄받아 마땅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책도 고심 중에 있다”면서도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또 다른 역할은 전국 새마을금고의 여유자금을 예탁 받아 운용을 통해 안정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외형 확대는 이러한 과정에서의 투자로 볼 수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선거 과정에서 신 회장 개인 비리 의혹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0년 2월 중앙회장 선거운동 당시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일부에게 선출을 부탁하며 1인당 200만~300만 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통해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8월 열린 새마을금고 상시감시종합정보시스템 구축 완료 보고회. 사진제공=새마을금고중앙회
한편 금융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중임에 성공한다면 새마을금고의 사업 확장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의 금융권 관계자는 “신 회장이 제16대 회장에 오른다면 새마을금고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쯤 장기적 사업 계획을 발표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귀띔했다. 새마을금고의 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이 골자라는 것.
하지만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한신평신용정보, 그린손해보험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으로 종합금융회사의 구색을 맞춰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은 나오고 있지만, 새마을금고의 규모와 자금력 등을 봤을 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며 “물론 모든 금융사들이 종합금융회사를 지향하긴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아직 먼 이야기 같다”고 말을 아꼈다.
차기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새마을금고 측은 “내년 선거와 관련된 절차나 방법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12월 중순은 돼야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 금융계에서는 벌써부터 선거 결과와 그로 인한 새마을금고의 변화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