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조 회장은 '법인세 탈루와 차명재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고만 짧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 회장을 소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조 회장에 대해 그룹 내 자금 관리 실태와 탈세,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각 계열사에 대한 경영 지배권을 행사하는 그룹 총수로서 조직적인 불법 행위를 지시·묵인했거나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그룹의 중요 사업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나 주주총회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는지, 세금 등에 관해 당국에 제대로 신고했는지 등도 확인했다.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 회장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을 밤늦게까지 강도 높게 조사하고 일단 돌려보낸 뒤 재소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직원의 부축을 받아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린 뒤 한쪽 다리를 약간 절면서 청사로 걸어 들어갔다. 조 회장은 심장 부정맥 증상 악화로 지난 5일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 10월 30일에도 고혈압과 부정맥 증세로 입원했다가 지난달 14일 퇴원한 바 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9월 말 조 회장과 일부 경영진을 탈세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