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후실세 정윤회의 ‘딸 사랑’ 있었다?
정부는 승마수요 확대를 위해 승마체험 확대, 학교체육활동 정착, 팸투어 등 다양한 지원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연간 450억 원인 승마산업 예산을 당장 내년부터 500억 원대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로 인해 2017년까지 승마 관련 일자리 3800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마업계에선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발표지만 시큰둥한 반응도 나온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승마는 고급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골프보다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업계 종사자가 2000명도 안 된다고 한다”면서 “승마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나서는 게 적합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특정 레저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에 대해 다른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팽배하다. 정부가 승마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 일각에선 여권의 막후 실세가 이번 정부의 승마산업 육성 대책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 최태민 목사 사위 정윤회 씨가 그 장본인이다. 정 씨는 1998년 박 대통령 입법보조원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지난 2004년 국회를 떠난 이후에도 박 대통령 비선 라인을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대선 경선과 2012년 대선에서도 정 씨가 박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정 씨는 박 대통령의 참모 3인방(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실 1비서관, 안봉근 부속실 2비서관)과 각별한 사이다.
정 씨는 오래전부터 승마를 했으며 자신의 딸에게도 어릴 때부터 승마를 가르쳤다. 현재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정 씨 딸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승마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정 씨 딸은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난해 대한승마협회가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했다.
승마업계에서 정 씨의 ‘딸 사랑’은 유명하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 씨지만 딸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했다고 한다. 정부의 승마 활성화 대책 발표를 두고 정 씨와 연관 짓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실제로 야당의 몇몇 의원실에서는 정 씨가 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물밑에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