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카 - 한겨울 ‘안전 드라이빙’ 수칙

얼음 숨긴 노면…검다고 안심 마!

[일요신문] 겨울은 운전자에게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추운 날씨와 큰 일교차 탓에 눈이나 비가 내리면 도로가 빙판길이 되기 쉽다. 길이 미끄러워 주행 중인 차량의 제동 거리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스노타이어, 체인 등 차량 월동 장비를 갖췄다 해도 겨울 운전법을 숙지하지 않으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4계절 중 겨울철 교통사고 치사율이 가장 높다. 작은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셈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까. 자동차 및 타이어 제조사 블로그, 도로교통공단 웹사이트 등의 정보를 토대로 한겨울 안전 드라이빙 수칙을 간추렸다.

눈길에선 차량의 제동거리가 1.5배 이상 길어지므로 안전거리 역시 그만큼 길게 유지해야 한다. 연합뉴스

# 눈자동차는 NO!

주차한 사이에 함박눈이 내려 차량을 덮는 경우, 앞 유리창만 대충 털어내고 운전하는 드라이버가 적지 않다. 하지만 가능한 한 모든 눈을 털어내고 출발하는 것이 안전 운전에 도움이 된다. 차 지붕 위의 눈은 주행시 앞 유리로 흘러내려와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보닛(앞덮개) 위의 눈이 흘러내려 방향지시등이나 라이트를 가리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빙판길 출발 땐 2단 기어로…

일반적으로 자동차가 가장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기어 단수는 1단이다. 하지만 눈길과 빙판길에서 1단으로 출발하면 바퀴가 헛돌면서 차량이 미끄러질 수 있다. 이 경우 구동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2단에 기어를 놓고 가속페달을 약하게 밟아주며 부드럽게 출발하면 미끄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오토 차량은 홀드(hold) 기능을 작동시키고 출발하면 된다.

# 안전거리는 평소의 1.5~2배

미끄러운 눈길에서는 평소보다 차량의 제동거리가 1.5배 이상 길어진다. 안전거리 역시 그만큼 길게 유지해야 한다. 만약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급브레이크는 금물이다. 급제동을 하면 마찰력이 작은 눈길에서는 오히려 더 미끄러지기 쉽다. ABS(바퀴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차량이 아닌 경우 풋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밟으며 감속하거나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해 서서히 감속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블랙 아이스’ 조심!

블랙 아이스(Black Ice)란 도로 위에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면서 매연과 먼지가 검게 얼어붙는 것을 말한다. 도로를 미끄럽게 만드는 위험 물질이지만, 노면과 색이 같아 주행 중에 구분하기 어렵다. 블랙 아이스가 맺힌 도로는 사실상 얼어붙은 도로이지만, 운전자가 ‘젖은 도로’ 정도로 착각해 방심 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가 나기도 한다. 블랙 아이스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는 터널 출입구, 교량 위, 야산 커브길, 해안도로 등 지열이 별로 없거나 주변보다 온도가 낮은 곳이다. 이런 지역을 지날 때는 반드시 감속 운전을 해야 한다.

# 주차 땐 와이퍼를 직각으로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을 때 와이퍼를 평소 상태로 두면 차량 앞 유리의 습기로 인해 와이퍼에 달린 고무가 유리에 얼어붙을 수 있다. 이 경우 억지로 떼어내다가 와이퍼가 구부러지거나 고무가 손상돼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와이퍼가 손상된 채 주행을 하면 눈비가 올 때 시야 확보도 어렵고 자칫 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장시간 야외에서 주차할 경우 와이퍼를 직각으로 세워두는 것이 좋다. 앞 유리 위쪽은 아래쪽보다 습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와이퍼 고무가 앞 유리에 얼어붙는 현상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

# ‘게으른 보행자’ 주의!

날씨가 추워지면 유독 무단횡단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일분일초라도 빨리 갈 요량으로 먼 거리의 횡단보도 대신 가까이 있는 차도를 그냥 건너가는 ‘게으른 보행자’들 때문이다.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 위라도 ‘돌발상황’이 생길 여지가 큰 셈이다. 평소보다 보행자를 더 주시하는 운전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