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회장은 변호인과 함께 검찰청사에 나와 관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재직시 각종 사업 추진과 자산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실을 알고도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했는지, 그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는 없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캐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재직할 당시 KT 사옥 39곳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주식을 비싸게 산 혐의, '사이버 MBA'를 고가에 인수한 혐의, 스크린광고 사업체 '스마트애드몰'에 과다 투자한 혐의 등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지난 10월 말부터 KT 본사 등을 세 차례 압수수색해 수사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임직원들을 최근 불러 조사했다.
또 검찰은 KT 자회사인 M사와 한 거래업체의 미수금 결제 과정 및 이 업체에 대한 M사의 20억원 투자 결정 등을 둘러싼 배임 의혹과 정치권 인사의 개입 등 '정관계 로비'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2009년부터 4년 동안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을 과다 지급한 뒤 3분의 1 가량을 되돌려받아 모두 2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KT의 급여 관련 자료를 확보해 서류상 상여금과 실제 급여가 차이 나는 사실을 파악하고 비자금의 사용처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회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 상당히 많고 쟁점이 복잡한 만큼 이날 밤 늦게까지 조사한 뒤 필요하면 재차 소환할 방침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