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확인 불가” 마지막 퍼즐을 맞춰라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지난 19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지청장 김회재)은 ‘여자 연예인 성매매’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 브리핑을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로 모두 12명을 기소했는데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 브로커와 성매수 남성 2명, 그리고 성매매 여성 9명 등이다. 그것도 브로커와 성매수자 2명 가운데 한 명만 정식 기소이고 나머지는 모두 약식기소다.
성매매 사건임에도 대부분이 약식기소됐으며 성매매 여자 연예인은 9명인데 반해 성매수자는 단 2명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진 뒤 거론된 대부분의 유명 여자 연예인은 기소 대상에서 빠졌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예 검찰 수사 대상도 아니었다고 한다. 게다가 성매수자 관련 수사는 단 2명을 기소(그나마 한 명은 약식기소)하는 데 그쳐 이번 검찰 수사는 말 그대로 ‘먹을 것 없이 소문만 난 잔치’가 되고 말았다.
눈길을 끈 대목은 성매매 대가다. 안산지청 안병익 차장검사는 “일일이 설명 드리긴 좀 그렇지만 최저가 300만 원이고 최고가는 5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성매매 대가가 5000만 원이면 톱스타 수준이다. 검찰이 밝혔듯 이번에 기소된 여성들은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 출연 경험은 있지만 직업을 연예인이라 보긴 애매한 이들이다. 그럼에도 5000만 원이나 되는 거액을 성매매 대가로 줬다는 준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검찰은 1회에 5000만 원이 아닌 3회에 5000만 원이라고 정정했지만 이 역시 무명이나 신인 연예인의 성매매 대가로는 다소 높은 가격이다.
# 유독 연예인 A만 확인 못해준 검찰, 왜?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열린 수사 내용 발표 기자 브리핑에는 엄청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의 상당수가 ‘기소된 이들 가운데 유명 연예인은 없다’는 내용인데 반해 몇몇 매체는 약식기소된 여성 가운데 유명 여자 연예인이 한 명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왜 같은 자리에서 검찰의 발표 내용을 듣고도 다른 내용의 기사가 나온 것일까? 아마도 이 부분이 이번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 마지막 키워드로 보인다.
루머에서 언급된 여자 연예인에 대한 거듭된 기자들의 질문에 안 검사는 대부분 “아니다”고 대답했다. 다만 두 명의 유명 여자 연예인을 소환 조사했냐는 질문에는 “맞다”고 대답했다. 이날 검찰이 밝힌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여자 연예인은 모두 세 명으로 이 가운데 두 명은 소환 조사까지 벌였다. 그렇지만 “범죄 혐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루머 속 여자 연예인에 대해선 “조사 대상이 전혀 아니다”고 답해 루머를 경계했다.
그런데 유독 한 명의 유명 여자 연예인 A에 대해서만 “그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기자들은 A에 대해 거듭 질문을 했지만 안 검사는 같은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언론이 “검찰 기소 대상에 유명 여자 연예인은 없다”고 보도한 데 반해 몇몇 언론은 “기소 대상 가운데 유명 여자 연예인은 A 한 명뿐”이라고 보도했다. 검찰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표현을 두고 매체마다 해석이 달랐던 셈이다. 이로 인해 일부 증권가 정보지는 아예 A가 이번 검찰 불구속 기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A에 대한 검찰의 정확한 입장은 ‘확인해줄 수 없다’이고 이 얘긴 곧 아직 A에 대한 의혹은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또한 A가 불구속 기소까지는 몰라도 성매매 의혹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에 검찰이 기소한 9명의 성매매 여성 가운데 A가 포함돼 있지 않을지라도 검찰이 A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 검찰 수사 이후 대세는 중국 성매매(?)
이번 검찰 수사 발표의 가장 빈약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성매수자에 대한 수사다. 성매매를 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을 9명이나 기소했으며 브로커도 기소한 데 반해 성매수자는 고작 2명이다. 게다가 검찰은 이들의 성매매가 중국에서도 이뤄졌으며 성매수자들이 외국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연예계에선 일부 여자 연예인이 중국에서 현지 부유층과 은밀히 성매매를 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이번 수사를 통해 이 부분이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정확한 실체에 접근하진 못했다. 검찰 역시 “진술을 통해서 그런 정황을 포착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연예 관계자들은 이번 검찰 수사가 중국 등 외국에서의 성매매를 급증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처럼 국내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성매매는 검찰 등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힐 수 있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 벌어지는 성매매까지는 수사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이 더욱 팽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번 검찰 수사가 연예인 성매매 근절이 아닌 해외 성매매만 부추기고 마무리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연예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