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김문수 3선이냐 대선이냐
캐리커처=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우선 김문수 경기지사의 도정활동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묻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14.9%는 ‘매우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25.2%는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가 40.1%로 기록된 것. 이에 반해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3.8%,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1.8%를 기록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25.6%에 그쳤다. ‘보통’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34.2%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지사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부정적 평가보다는 긍정적 평가가 훨씬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새누리당의 최근 정당지지율(43.9%)보다도 낮은 도정지지도를 기록했다. 도정 평가 면에서는 결코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한 셈이다.
이러한 성적표는 ‘재출마(3선)시 지지의향’을 묻는 조사에서도 이어진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의 47.2%가 ‘재출마 시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는 34.2%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유동층은 18.6%로 나타났다. 특히 비 지지 의향층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게(60대 이상 18%, 50대 29.7%, 40대 53.2%, 30대 66.2%, 20대 63.1%) 나타났으며 서해안권 거주자와 고소득자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경기도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김 지사의 3선보다는 변화에 희망을 걸고 있는 셈이었다.
하지만 야권 주자와의 가상대결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김진표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 김 지사는 전체 응답자의 46.5%로부터 지지를 받아 34.8%의 지지를 받은 김 의원을 11.7%p차로 따돌렸다. 지난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성·연령층 가중치를 적용한 조사에서는 김 지사가 49.4%의 지지도를 나타내, 32.5%를 얻은 김 의원을 압도했다.
도정 지지도와 재출마시 지지의사 조사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김 지사가 가상대결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것은 결국 야권 내에서 김 지사와 대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유권자 심중에는 변화에 대한 의욕이 있어도 그 대안세력이 마땅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제3세력인 안철수 진영에서조차 경기지사 후보주자에 대해선 대체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김 지사의 3선 도전 의지 여부로 풀이된다. 현재 김 지사는 여권 내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의 반열에 서 있으며, 그동안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후보군 중 선두권에 위치해 있는 상황이다.
김 지사가 올해 지방선거 3선 도전 후 대선을 향할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확고한 의지대로 직행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재선 지사 신분으로 당내 경선에 나섰다 낙선한 뒤 지사직을 이어간 상황에서 여론의 직격탄을 맞은 바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경유해 대선에 나서는 것에는 적잖은 어려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계 내부의 분석이다.
김 지사의 한 측근 역시 “아마도 김 지사의 성향상, 이번엔 3선 도전 카드를 접고 대선에 직행할 것”이라며 “이미 당내 후보군으로 여겨지는 정병국, 원유철 의원이 김 지사의 묵인 하에 경기도 곳곳을 누비고 있지 않느냐. 만약 김 지사의 삼선 도전 의사가 확고했다면, 분명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