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댁에 아궁이 놔드려야겠어요”
하지만 불경기에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는 서민들로서는 실생활과 밀접한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 해 동안 무려 세 번이나 요금이 오른 데 대한 반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트위터를 오가는 수천 개의 글과 의견 속에서도 이러한 정서를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야속한 현실에 ‘한탄’을 쏟아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wer****는 “어찌 된 나라가 월급만 빼놓고 다 오르느냐”면서 “가스비 무서워서 집에서도 내복과 패딩 조끼 입고 텐트 치고 살고 있는데 이제 더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tea****는 “자꾸 오르는 가스요금 때문에 거실만 빼고 집안 난방밸브를 모두 잠그고 사용해왔다”며 “얼마 전에 강추위 때문에 배관이 얼어 터져 고생했는데 이젠 내 속이 터질 것 같다”고 적었다. dlg****는 “많은 서민들이 노후주택이나 외풍 심한 데서 살고 있다”면서 “가스요금을 인상하기 전에 제발 그나마도 아끼느라 추위에 떠는 서민부터 떠올려 달라”고 당부했다.
한겨울에, 그것도 가스요금을 인상하기 불과 하루 전에 인상 소식을 발표한 데 대한 분노와 비난도 들끓었다. suy****는 “전시에 기습작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시행 하루 전에야 요금 인상을 발표하는 게 대체 어느 나라 방식이냐”며 “요금 인상보다도 국민을 우습게 아는 가스공사와 정부의 태도에 더 분통난다”고 적었다. doi****는 “서민을 위한다면서 어떻게 한겨울에 가스요금을 기습 인상할 수 있느냐”며 “거창하게 무상보육 노령연금 떠들지 말고, 공공요금의 안정이 서민에게 가장 큰 복지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일갈했다.
가스공사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sun****는 “해외 가스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국내 가스요금은 계속 오른다”면서 “바가지 계약으로 손실 보는 것은 없는지, 뒤로 새는 것은 없는지 투명하게 조사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fms****는 “누적 적자가 많다고 핑계만 대지 말라”며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부터 바로잡고, 임원진 상여금이라도 자진 삭감하는 노력을 보여야 그나마 국민들이 요금 인상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몇몇 트위터리안은 답답한 심정을 우스갯소리에 담아내기도 했다. igi****는 가스요금 때문에 보일러를 틀기 어려운 현실을 빗대 “여보, 부모님 댁에 아궁이 놔드려야겠어요”라며 광고 카피를 패러디했다. wri****는 “공공요금을 자꾸 올리면 서민들 혈압만 올라간다”며 “국민건강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이라도 나서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