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지만 비박 중진들이 잇달아 개헌의 필요성을 꺼내들면서 친박이 반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친이계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오 의원은 8일 “집권 1년차에 개혁을 해야 하는데 지난 1년간 그러지 못했고, 2년차에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정권 5년간 하기가 어렵다”면서 올해가 개헌 적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개헌이 왜 필요하냐, 예측 가능한 정치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여론조사에서 75%가 개헌해야 한다고 답한다. 대다수 국민의 의견에 따라가는 게 소통이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대통령께서 개헌은 블랙홀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해는 간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개헌 논의 주체들의 제어능력에 따라 블랙홀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함께 비주류의 중진으로 꼽히는 정몽준 의원 역시 이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친박계의 맏형 서청원 의원은 “지금은 개헌보다는 국민이 먹고사는 경제를 살리는데 우선 과제를 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지금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현장에서 보고 있지 않나. 새누리당이 국정의 중심에 서서 힘을 가지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금년 대한민국, 특히 우리 당은 경제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 의원이 개헌론을 주장하는 동안 혼잣말로 “무슨 개헌이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으며, 개헌론을 반박하면서 허공에 손가락을 내지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