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의 PX공장 증설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은커녕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 모습.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지난 6일 인천 서구청은 SK인천석유화학이 승인 면적을 초과해 PX공장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사후환경영향조사 역시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인천시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SK인천석유화학 측에 공사 중단 방침을 내렸다.
이에 SK인천석유화학은 PX공장 증설 관련 인허가 과정이 적법하게 진행됐고, 안전·환경·보전 기준도 엄격하게 준수해 공사를 시작했다며 반발했다. 공사 중지명령 등 부당한 행정조치를 내린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발은 증설 공사에 참여 중인 협력업체들에게까지 퍼졌다. SK 공장 증설공사 협력업체 근로자 200여 명이 지난 9일 첫 집회를 개최한 뒤, 다음날인 10일 인천 서구청 앞에서 생존권 보장 촉구 집회를 연 것이다. 근로자들은 “공사가 진행되면 업체 도산으로 수천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서구는 공사 중지 방침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 플랜트노조 소속 50여 명도 SK인천석유화학 앞에서 집회를 열고 협력업체의 주장을 지지했다. 현재 SK 공장 증설 공사에는 198개 업체에 3000여 명의 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공장 인근 석남동 주민대책위원회 주민 100여 명은 SK인천석유화학 앞에서 조속한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로 맞대응하고 있다. 서구청의 공사 중지명령 발표가 나온 만큼 하루빨리 공사를 중단하고 공장 증설을 백지화하라는 것. 100일째 집회를 열고 있는 대책위 주민들은 “많은 불법 사항이 확인된 만큼 당장 허가를 취소하고 불법과 관련된 공무원들을 징계하라”고 주장했다.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은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PX를 생산하는 공장 시설을 증설하기 위해 총 1조 6000억 원을 투입해 현재 8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