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초등학교 6학년인 김아무개양(12)은 얼마 전부터 인터넷을 통한 ‘채팅 알바’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 채팅방에 ‘알바녀’ ‘원조녀’ 등의 아이디를 사용해 방을 개설한 후, 이를 보고 찾아오는 남성들에게 10만∼15만원을 받고 몸을 팔고 있는 것.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은 김양이 성매매에 빠져든 이유는 특별한 게 없다. 실수로 망가뜨린 학교앞 문구점 간판값 5만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물론 처음에는 ‘이번 한 번뿐이다’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대학생 이아무개씨(25)가 10만원을 주겠다던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또다시 채팅 알바에 나섰다가 경찰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이렇듯 성매매가 청소년들의 ‘용돈 창구’로 변질되면서 초등학생까지 공공연하게 용돈 벌이에 나서고 있다. 돈을 벌어보겠다는 초등생들의 헛된 망상과 일부 부도덕한 어른들의 심리가 맞아떨어지면서 공공연하게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초등학생 성매매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고치현 파동’으로 통하는 사건이 대표적인 예. 친구 사이인 2명의 초등학생 소녀가 성매매에 뛰어든 사건이 알려져 열도가 한바탕 진통을 겪었다. 이들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무작위로 성매매 메시지를 띄운 뒤,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국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초등생 성매매는 2001년 3명에서 지난해 11명으로 늘었다. 특히 초등학생이나 다름없는 13∼14세 청소년의 경우 2백36명으로 2001년(1백65명) 대비 43%나 급증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이 낀 자매가 모의해 성매매를 한 사례까지 전해지고 있어 경찰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의 한 관계자는 “발육상태가 좋아지면서 일부 초등학생의 경우 성인 못지 않은 성장상태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성 구매자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성매매 연령을 급속히 낮추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성매매 루트’도 채팅과 같은 인터넷이다. 최근에는 인스턴트 메신저나 온라인 게임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익명성이 보장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냥감’도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시각이 변한 것도 눈에 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출한 청소년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학교에 다니거나,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성매매를 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일부 초등학생의 경우 돈 대신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받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게이머는 “온라인 아이템의 경우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때문에 돈을 받아 흔적을 남기는 것보다 아이템을 담보로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 소장은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성매매는 ‘성도착증’이라 불리는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진단했다. 백 소장은 “나이 어린 사람들과 성적 관계를 맺어 쾌락을 얻는 것은 ‘소녀간증’(Pedophila)의 증상에서 비롯된다”며 “이 증세는 일종의 중독증과 같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작하는 게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어렸을 때 심한 충격을 받았다거나, 성행위를 경험한 사람에게서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는 게 백 소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병을 자신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통계도 전혀 나와있지 않다.
백 소장은 “이 병이 악화될 경우 사람을 죽이고 성적 관계를 맺는 ‘시체간증’으로 변증될 수 있다”며 “때문에 무조건 억제하기보다는 이들을 계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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