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해외 사이트 연결이 왜 안되지?
11번가 명품관 ‘D럭셔리11’.
랄프로렌과 라코스테 측은 한국 소비자의 불만을 의식해서인지 18일 현재 글로벌 사이트 접속 차단을 해제해 놓은 상태이나 타미힐피거의 경우 여전히 글로벌 사이트 접속이 차단돼 있다. 이들 업체들은 해외의 본사와 정식계약을 맺고 기술 로열티를 지불,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판권 사업자 혹은 국내에 진출한 한국지사들이다.
그동안 이들 브랜드는 백화점 위주의 고가 마케팅을 펼쳐왔으나 최근 직구의 유행으로 인해 구매자의 이탈을 막고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본사 또한 이들의 영업 이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 차단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
타미힐피거의 국내사업자인 SK네트웍스 측은 “글로벌 본사의 방침일 뿐”이라며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를 막기 위해 자사가 글로벌 사이트의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는 것은 오해다. 현재 일본과 중국 역시 글로벌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식 사이트가 아닌 다른 해외 온라인 몰을 통해서도 해당 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고, 우회 접속도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만 키워놓은 셈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편 오픈마켓 ‘11번가’가 운영 중인 명품관 ‘D럭셔리11(D-LUXURY11)’의 판매가격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11번가 측은 해당 명품관을 오픈하면서 MD들이 직접 해외로 나가 상주하면서 명품을 직매입해 현지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일부 제품의 ‘정식 가격’을 백화점 가격보다 높게 책정해 할인 폭이 큰 것처럼 눈속임을 했다.
직구 열풍으로 유통구조에 낀 거품이 제거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좀처럼 세일을 하지 않던 ‘콧대 높은’ 유명 브랜드들이 파격 세일을 단행하는가 하면,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해외 구매대행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사 오픈마켓의 아이디로 해외직구를 유도하기도 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40% 파격세일을 단행한 미국산 C 브랜드의 관계자는 “우리 브랜드는 미국에서 아울렛에 들어가는 라인과 백화점에 들어가는 라인이 따로 구분돼 있다. 국내 백화점엔 미국 유명 백화점 유통용과 동일한 라인이 들어온다. 따라서 국내 백화점에서 구입하면 질 좋은 제품을 살 수 있고, 사후 서비스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반면 해외직구를 이용하면 가격은 저렴하겠지만 아울렛 유통용이므로 흠이나 스크래치가 있을 수도 있고, 사후 서비스를 받기도 어렵다”고 설명하며 백화점 구매를 권했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물건을 취급하는 한 보따리상은 “미국 아울렛에선 명품이라고 가방을 국내처럼 소중히 다루지 않기 때문에 자잘한 스크래치가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백화점 명품관의 파격 세일이 해외직구로 기운 2030고객의 마음을 잡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사후서비스의 장점이나 흠 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이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최근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착용해 본 후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쇼루밍족(showrooming)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옥션은 최근 해외 60여 개 온라인 쇼핑몰의 유명 브랜드 상품을 한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원클릭 직구’(oneclick.auction.co.kr)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옥션 홍보팀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통해 해외에서의 할인 이벤트를 적극 수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상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