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회사로 밤엔 무대로
모창가수들. 사진제공=서울코리아나기획
이미테이션 섭외를 담당하는 백민밴드 백민 실장은 “성수기인 가을이 끝나고 나면 일을 못하는 모방가수들이 많다”며 “너훈아 씨의 경우 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기에 하루 3~4개의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보통 성수기라 해도 다른 가수들은 하루 1개의 스케줄 정도를 소화한다. 출연료도 원가수 출연료의 5~10%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모방가수의 설 자리가 많이 줄다보니 두 가지 직업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조용필 씨의 이미테이션 가수인 조형필 씨는 평소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활하다 행사가 있으면 가수로 변신한다. 대부분의 여성 이미테이션 가수들은 행사가 없을 때는 전업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모방가수에 대한 편견이 싫어 자기 이름으로 자신의 앨범을 내는 가수도 있다. 또 다른 조용필 이미테이션 가수 주용필로 활동했던 성노 씨는 작년 ‘서강’ ‘바람아 불어라’라는 자신의 곡을 내고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성노 씨는 무대가 없을 때는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한다.
태진아의 이미테이션 가수 태쥐나로 활동하고 있는 윤찬 씨는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밤무대 사회로 시작했던 태쥐나 씨는 큰 교통사고를 당한 후 다리가 불편해졌지만 모창가수 태쥐나로 변신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서울코리아나기획 이철웅 대표는 “너훈아 씨 다음으로 많이 찾는 가수가 임희자 씨 태쥐나 씨 등이다. 모방가수들이 많은 애환을 가지고 있지만 노래 잘하는 실력파들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