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40대 택시 운전기사가 “사람을 죽였다”고 말한 뒤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밤 10시 44분 광주 서구의 한 택시회사 주차장 내에서 택시운전기사 정 아무개 씨(48)가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정 씨는 회사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정 씨는 분신 전 택시회사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괴롭다. 차가 더러워서 미안하다. 휘발유를 뿌리고 죽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사건을 조사하던 중 경찰은 정 씨의 가족으로부터 뜻밖의 진술을 확보했다. 정 씨가 이날 오후 5시쯤 고향인 전남 나주의 할머니 댁에서 삽을 가지고 나간 뒤 1시간 만에 돌아와 “여자를 죽여 묻었다”고 말했다는 것.
정 씨의 아버지가 정 씨에게 “살인을 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으나 정 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밤 10시 쯤 광주로 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 씨의 택시를 확인한 결과 조수석과 뒷좌석, 문 등에서 많은 양의 혈흔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경찰은 정 씨 택시에 있는 블랙박스를 통해 정 씨가 전날인 22일 오후 4시쯤 나주의 한 저수지에서 정차한 사실을 확인했다. 저수지 인근을 중심으로 형사들과 기동대 100여 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이던 중 물가에서 혈흔도 발견했다.
이어 경찰은 정 씨가 낮 12시 30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식당에서 A 씨(여·49)와 점심을 먹으며 술을 마신 사실도 밝혀냈다. 정 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전남 함평군 문장면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 씨를 소개받은 뒤 만남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만 연락이 끊긴 상태.
경찰은 정 씨가 A 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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