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잡지에 실린 기사에선 그 비디오의 주인공을 설명하는 말로 ‘재벌 2세, 이혼녀, 3명의 자녀, 화끈한 성격’ 등이 키워드로 나와 있다. “그녀는 한국 유수 재벌의 딸인데도 불구하고 거액의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권한은 없었다. 그는 이혼할 때 떠맡은 3명의 아이가 있었다. 게다가 세 명 모두 미국 LA에 살고 있었다”고 묘사한 것.
이 비디오의 주인공 남녀가 만난 것은 85년께. 지금부터 15년 전 얘기다. 당시 비디오 속 남자는 LA에 유학중인 재벌 딸의 자녀들에게 “학비와 벤츠 구입비를 댔고, 장남이 아팠을 때는 병원비까지 내는 편의를 봐주었다”고 한다.
▲ 지난해 C씨가 일부 공개한 B씨와의 사적인 사진. 거실인 듯한 곳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
실제로 B씨는 지난해 C라는 남성과 재산문제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C씨는 B씨로 인해 재산을 탕진하게 됐다는 등의 주장을 했고 B씨 가족과 찍은 사진과 은밀한 사진들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때문에 비디오 주인공이 B씨와 C씨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 부분은 일본쪽 관계자도 비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물론 일본 잡지에 실린 C씨의 얘기는 아직까지는 일방적인 주장이다. B씨가 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대응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에 대한 재계의 여론이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B씨가 부친의 재벌 계열사 부하 직원과 염문이 났다거나 모대학 농구코치와의 스캔들이 그간 재벌가의 화제거리가 됐었던 것. 아무튼 B씨가 정열적이고 활달한 성품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 어느 날 B씨가 재력가 여인들 모임에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나와 모임에 나온 여성들을 반쯤 기절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B씨의 얘기는 이보다 한 술 더 떴다.
그날 B씨는 노란색 옷을 입고 나왔다. 모임에 나온 사람들이 저마다 인사 삼아 “옷이 예쁘네요, 어디서 사셨어요”하고 아는 체를 하자 B씨가 걸걸한 사투리로 “어차피 니들 알아봐야 사지도 못한다”고 대답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아연케 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두고두고 B씨의 ‘화끈한’ 성격을 알려주는 에피소드로 회자되곤 했다.
그렇다면 B씨의 비디오는 어떤 경로로 흘러나온 것일까. 일단 잡지에는 ‘(비디오의 여자주인공과 관련된) 사기 문제에 빠진 남자의 원망과 탄식에서 이번 비디오 유출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C씨가 한국에서도 유명한 부자였지만 B씨가 재산을 탕진하게 했다는 C씨의 주장이 실려있는 것.
일본 잡지에선 “두 사람의 관계가 순조로웠던 것은 대략 6년 동안. 이후 관계가 식어가면서 두 사람은 사업파트너로서 새로운 관계를 쌓았다.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돈을 건네준 C씨가 재벌딸에게 빚을 갚아줄 것을 재촉했지만 B씨가 그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한국에서 소송을 벌이는 한편 소송과 동시에 대리인을 통해 서류 일체와 비디오를 건네주고 일본에 있는 관계자를 통해 한국의 재벌 간부에게 손을 쓰게 하려 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비디오가 일본 잡지사에 건네진 것. 실수로 유출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B씨와 송사를 벌이며 일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던 C씨가 ‘협상용 카드’로 비디오 공개라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C씨가 B씨에게 더이상 기대하는 바가 없었다면 비디오 공개 장소가 한국이었을 것이란 얘기다.
대량 유출 대신 일본에서 제한적으로 언론에만 공개하는 방법으로 소송 압박용 카드로서의 유용성을 살려두는 방법을 택한 것.
일본 잡지에 따르면 B씨와 C씨가 소송전을 벌이자 주위의 사람들이 반년 정도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을 위해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중재는 무산되고 일본에서 ‘경고용’ 비디오가 나돈 셈이다.
C씨가 재벌 딸에게 줬다고 주장하는 돈의 액수는 1백억원 이상. B씨는 이 돈을 땅 매입 등에 썼지만 명의는 모두 재벌과 자신의 명의로 하는 바람에 C씨는 현재 무일푼 신세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C씨는 “그 여자 때문에 내 인생이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한탄했지만 문제의 비디오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그리고 주인공이 B씨가 맞다면 재벌딸 B씨의 인생도 엉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르노 비디오는 쉬쉬할수록 값이 뛰고, 등장인물이 유명인사일수록 호기심을 독점한다. 이 비디오 소장자는 “판매용이 아닌 언론 제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제보용에도 거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디오의 상업적인 몸값이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의 테이프가 국내에 어떤 파문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