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박사
저출산, 3D업종 기피 현상과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구의 약 14%(643만 명)를 수입해야 한다는 예측 등으로 이제 우리나라의 다문화는 피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다문화를 이루고 있는 외국인들의 빈곤이다. 2009.7.20.-10.31.에 보건복지가족부등이 실시한 다문화가족실태조사 중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들의 가구소득 분포를 보면 100만원에서 199만원이 44.7%로 가장 많았고, 200만원에서 299만원이 31.2%, 100만원 미만은 9.8%로 결혼이민자 가구의 대부분이 우리나라 평균적인 가구소득(332만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직이 대다수인 한국인 배우자의 평균연령은 43세로, 향후 10년 내지 15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한국인 배우자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상실이 예상되므로 다문화가족 소득수준은 더욱 심각한 상태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교토에는 고향의집이라는 노인요양시설이 있다. 주로 재일동포 노인들이 거주하는 노인요양시설이다.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은 거의 평생을 일본에서 일본말을 하며 살았던 사람들이었지만 기억이 흐려지고 치매 등이 오면 일본말을 잊게 되어 일본 양로원에서는 그들을 제대로 돌볼 수가 없다. 때문에 시설에 근무하는 일본인 직원들도 우리말을 한다고 한다.
언론에 경제적으로 힘든 여건에서도 치매와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시어머니를 극진히 간호한 외국인 사위나 결혼이주여성의 기사가 실리는 경우를 가끔 접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은 그 수가 적지만 다문화의 진행은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노인을 돌보는 문제가 대두될 것이고 그 수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그럴 경우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외국인 노인은 우리나라에서 습득한 언어를 잊어버리고 자신의 모국어로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가난한 외국인 노인의 돌봄문제는 국가의 책임이 될 소지가 크다.
노인문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사회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다문화 가정의 빈곤문제는 우리에게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노동력공급과 농촌 총각 결혼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여, 자연히 외국인들이 빈곤한 계층을 형성하게 만드는 우리의 다문화정책은 이제 보다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