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죽자!” 하는 나라 지구상에 또 있을까
보도 내용대로라면 한국 사람이 와인을 즐겨 마시는 프랑스인보다 무려 5배나 음주량이 많은 셈이다. 쿼츠는 한국인의 독보적인 주류 소비는 유별난 소주사랑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은 일주일에 평균 술 2병(병당 약 7잔)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에서 잦은 음주로 인해 때로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며 ‘주폭 범죄’ ‘절주 캠페인’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트위터리안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먼저 ‘한국인의 음주량이 많은 것은 잘못된 음주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miy****는 “밤새 뿌리 뽑듯 2차, 3차까지 마시는 음주관행이 문제”라며 “즐길 만큼만 마시고 내일을 대비하는, 절제의 미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강압적인 회식문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jsm****는 “술 강요하는 회식문화가 너무 싫다”면서 “건배 구호가 ‘먹고 죽자’인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라고 물었다. mam****는 “처음 직장에 다닐 때 들은 얘기가 ‘술 잘 마셔야 사회생활도 잘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며 “사회 일각의 그릇된 술문화가 불필요한 음주를 자꾸 부추기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브레이크 없는 술문화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제언도 꽤 있었다. kmn****은 “법조계에서조차 술 마시고 사고 치면 오히려 처벌 수위를 낮춰주는 황당한 관행이 있다”면서 “과음 폭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음주운전의 경우처럼 음주 범죄나 사고에 대해서 가중 처벌하는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vak****는 “여가생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술자리도 줄일 수 있다”면서 “악기를 배우거나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꽤 효과적이다”고 적었다. tyo****는 “가족을 위해 이 고생을 하는 건데, 술에 파묻혀 사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며 “일주일에 최소 3일 정도는 ‘가요일’(가족과 함께 저녁 먹는 날)로 정해서 지키려 노력하면 음주량도 줄이고 가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런가 하면 ‘쿼츠’ 보도 내용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are****는 “도수 불문하고 잔의 수로만 각국의 음주량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잔만 해도 나라마다, 마시는 술에 따라 용량이 다를 텐데 어떻게 비교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겠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kos****도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19도짜리 소주와 해외의 40도 안팎의 양주, 최고 80도에 이르는 보드카를 단순히 양만으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몇몇 트위터리안은 ‘쿼츠’ 보도에서 데이터로 삼은 ‘유로모니터’의 자료까지 검토해 오류 가능성을 꼬집기도 했다. wri****는 “이번 보도의 근거가 된 유로모니터의 데이터에는 도수가 높은 증류주(spirit) 소비량을 잔 수로 나타낸 것이라고 표기돼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의 주력 술인 소주는 도수가 낮은 희석주”라며 “이것은 쿼츠 보도뿐 아니라 그 근거가 된 유로모니터 데이터도 오류투성이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