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남남북녀 커플의 결합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른 모든 결혼과 마찬가지로 탈북자와 남한 사람의 결합에도 양면성이 존재한다. 북한 여성들은 대가족을 부양하며 기질적으로 강하고, 공산주의 특성상 여성의 지위도 높은 편이라 자기주장과 주관이 뚜렷하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남한 남성이 배려를 잘하고 낭만적일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결혼하는 점도 갈등의 소지가 된다. 남한 남성도 북한 여성이 순수하고 가정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갖고 결혼했다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실망하고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종영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북한 여성 역할을 맡았던 하지원.
우월한 남한 남성과 도움이 필요한 탈북 여성의 결합이라는 시선도 옳지 않다. 거처가 필요한 남성이 임대아파트를 가진 탈북 여성에게 기대어 살기 위해 구애하는 경우도 있다. 빚이 많은 남자와 결혼을 했다가 혼인신고를 하자마자 임대아파트를 압류당한 기막힌 사연도 있다.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남한 남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경우도 있다. 한 탈북 여성은 대기업에 다니는 남성과 결혼한 후 배우자의 이름으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 캐나다로 도주하기도 했다. 인터폴에 공조 수사 요청을 했지만 현재까지도 검거하지 못했다.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한 후 맞선남에게 고가의 선물을 받은 후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여성도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재발 방지를 위해 탈퇴를 시킨다고 한다.
자연미인, 강한 생활력,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등으로 스테레오타입화 돼 있으나 사실상 남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다양한 모습의 탈북 여성이 존재한다. 모든 인간사가 그렇듯이.
신상미 프리랜서
▶ 저작권자© 일요신문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일요신문i는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일요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