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커플매니저 인터뷰 “연하 남친과 곧 결혼…연애 자유 있는 남쪽 좋아”

[일요신문] <일요신문>이 만난 심 아무개 씨(여·35)는 북한 함경북도 출신으로 2년째 결혼정보회사 커플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사교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인터뷰 내내 잘 웃었다. 기자에게도 배려와 관심을 아끼지 않는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아직 북에 가족이 있다 보니 처음엔 인터뷰를 꺼리기도 했다. 주변에서 방송에 나가보라는 권유도 받았으나 이 역시 가족을 생각해 보류하는 속 깊은 여성이다. 그녀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남한에 혈혈단신으로 입국해 어느덧 남한 생활 10년차에 접어들었다.

종영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 스틸컷. 남남북녀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심 씨는 스스로에 대해 “요리와 살림이 가장 자신 있고 생활력이 강하다”며 “혼자 살아도 혼자 사는 느낌이 안 들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녀는 연하남 남자친구와 결혼도 계획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 사귀게 됐단다. 남자친구는 남한 출신으로, 소위 말하는 ‘남남북녀’ 커플이다. 남자친구는 그녀를 두고 ‘요리를 잘하고 잘 챙겨줘서 고맙다. 남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똑같다’고 애정을 표시한다.

커플 매니저들이 말하는 북한 남성과 남한 남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심 씨는 “북한 남자는 성격이 급하고 좋게 말하면 남자답다. 권위적인 면도 있고 남존여비 사상도 아직 남아 있다”며 “반면 남한 남성은 매너가 있고 자상하다”는 점을 꼽았다. 남남북녀가 교제하고 결혼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심 씨는 “대화가 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때때로 부산사람과 서울사람이 이야기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며 “남한 사람들이 이북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신기하게 생각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주 만나 대화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녀는 “남한 남성들이 북한에 대해 잘 모른다. 처음엔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만난다”며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이질적으로 느끼다가 대화도 나누고 밥도 먹고 하면서 남한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북에서는 자기 능력이나 바람과 상관없이 당에서 직업을 정해준다. 정해주는 직업대로 살아야 하는 북을 떠나 자유롭고 내 능력껏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남쪽이 좋다”고 소회를 밝혔다.

신상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