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잘생기면 OK?
외국인 강사 채용을 주선하는 업체인 ‘잡인코리아’ 관계자는 “외국인 강사를 채용하기 전 본국의 범죄경력기록 등을 제출한다. 여기에는 음주운전과 같은 경범죄도 조회가 된다”며 “하지만 범죄와 별개로 성품까지 조회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한국에서 1년 계약이 끝나고 다른 학원으로 옮겨갈 때 국내 범죄기록까지 조회를 하니 예전보다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외국인 강사의 능력보다 외모나 국적을 가장 먼저 따지는 고용주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모’는 외국인 강사의 조건 1순위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인 강사 에이전시 관계자는 “외국인 강사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질 때마다 고용주인 학원장이 많이 예민해진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예쁜 여자’ 강사를 가장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인 강사 에이전시 업체인 ESL 에릭 김 씨(50)는 “‘북미 백인 여성 20대 후반’이라는 딱 한마디로 정리하는 원장도 있었다. 모든 고용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며 “스카이프를 통해 면접을 보는데 한국에 도착한 외국인 강사가 스카이프에서 본 모습과 다르거나 사진과 다를 경우 클레임을 거는 원장도 있다. 미국의 경우 채용과정에서 사진을 요구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성품이나 능력은 고려 대상에서 많이 밀려있다”고 토로했다.
고용주들이 특정 지역이나 외모를 선호하는 현실이 변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 강사 채용 과정의 시스템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에릭 김 씨는 “이력서 낼 때 한 백인 남성이 딱 한 줄을 썼다. ‘난 오로지 홍대’(외국인 강사의 선호지역을 말함).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능력이 있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외국인 강사들을 흑인이라거나 외모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경우도 없어야 교육환경도 나아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