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서울 STX그룹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물론 강 전 회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이를 통해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TX중공업이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참여한 STX건설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는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은 당시 STX건설 최대주주이자 STX중공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다.
STX건설은 지난 2010년 1월 사업 시행사인 유넥스글로벌(Younex Global)이 군인공제회로부터 사업비 1000억 원을 차입하는 데 연대보증을 서줬다.
하지만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STX건설은 300억 원을 우선 상환하고 STX중공업의 추가 연대보증을 통해 만기를 연장했다.
아울러 검찰은 중국 현지법인인 STX대련이 금융권에서 차입한 1조 5000억 원에 대한 계열사들의 연대보증에 관해서도 배임 혐의가 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STX중공업은 1400억 원 가량의 보증을 섰으나 최근 STX대련의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현지 은행으로부터 채무보증을 이행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검찰은 STX중공업이 2012년 7월 재정에 어려움을 겪던 STX건설로부터 약 300억 원 어치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는지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 전 회장은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사업과 관련, 군인공제회 차입금으로 괌 현지에 사업부지를 매입하면서 가격을 과다 책정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한때 재계 13위 그룹으로 성장했던 STX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력 사업 분야인 해운업과 조선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강 전 회장도 최근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으며 STX엔진 이사회 의장과 STX장학재단 이사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