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24일(한국시각)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폐막식, 김연아, 생각지 못한 은메달'이란 제목으로 헌정시를 공개했다.
이 시를 쓴 시인 쾀 도우스(52)는 소치올림픽 기간 동안 매일 WSJ에 시 한 편씩을 올린 미국의 저명한 시인이다. '비상(FLIGHT)'이란 부제가 달린 이 헌정시는 프롤로그·에필로그와 함께 총 4연으로 구성돼 있다.
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녀가 '속아서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소란 속에서/나는 그녀를 믿었다 진정으로 믿었다”며 “마침내 여왕은 돌덩이 같은 짐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말했다/모든 것이 끝나서 행복하다고”라고 적었다.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 품위를 잃지 않은 김연아의 모습이 시 속에 녹아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이제 그녀는 스케이트화를 벗고 다시 보통의 사람이 되어 땅으로 내려왔다”며 자연인으로 돌아오는 김연아의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했다.
현재 이 헌정시는 SNS를 중심으로 여러 해석본이 나돌며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슴이 뭉클하다. 고마워요 김연아” “여왕이란 말이 어울리는 단 한 사람, 논란 속에서 보여준 품위에 찬사를 보낸다” “김연아는 은퇴하면서 팬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선사했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헌정시 전문.
페막식, 김연아, 격에 맞지 않는 은메달(Closing ceremony, Yuna Kim, Unceremonious Silver)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지금은 행복하다고
모든 것이 끝난 지금 이 순간은 행복하다고
그녀가 금빛의 승리를 잃었을 때
주변 모두가 소란스럽게
그녀에게 속은 것이라 떠들었을 때
나는 그녀를 믿었다, 진정으로 믿었다
그녀의 안도감을,
모든 무게가 사라진 후 느낀 그녀의 기분을
더이상 돌덩이를 짊어지지 않은 여왕의 기분을.
고통을 통해 이루어진 그녀의 몸
그런 그녀를 향한 질투와 분노의 불길들
그녀가 느낀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
길고 긴 세월동안
불타오른 그 불길속에서
이제는 모든 것이 다 끝났다는,
그녀가 느끼는 안도감, 기쁨과 평화
그녀는 말했다
나는 행복하다고
모든 것이 끝나서 행복하다고,
나는 그녀의 말을 믿었다
이제 그녀는, 스케이트를 벗고,
다시 보통의 사람이 되어,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평범하게 느릿느릿 움직이며
그렇게 무대 뒤편으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