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선물, ”현주엽에게 사기 피해 보상하라” 판결 확정

[일요신문] 사기 피해를 당한 전 농구선수 현주엽 씨에게 삼성선물이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현주엽. 일요신문DB

2일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현주엽 씨가 삼성선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삼성선물이 현주엽 씨에게 8억 7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 씨는 삼성선물 직원에게 17억 원대 선물투자 사기를 당하자 “직원의 사기행위에 대해 회사가 책임지라”며 삼성선물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09년 대학 동창생의 소개로 삼성선물 직원 이 씨를 만난 현 씨는 ‘선물투자는 주식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전하다’, ‘삼성선물은 투자원금의 5%가 손실이 나면 자동으로 거래를 정지시키고 고객에게 연락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이 씨의 말에 따라 선물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씨의 말은 ‘감언이설’에 불과했다. 이 씨는 운동선수인 현 씨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 거래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현 씨를 속인 뒤, 다른 사람 명의 계좌로 24억 3000만 원을 투자하게 했다. 이후 이 씨는 이 돈을 선물 투자 대신 다른 투자자들의 손실을 돌려막는 데 사용했다.

이 씨의 사기로 결국 현 씨는 투자금 17억 원을 날렸다.

재판부는 “삼성선물 직원 이 아무개 씨가 선물투자를 해주겠다며 현 씨를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행위는 외형상 회사 업무에 해당하므로 삼성선물이 이 씨의 사용자로서 현 씨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박정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