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노리는 건 ‘지선보다 총선’
지난 5일 민주당 한 고참 당직자가 내뱉은 말이다. 그는 민주당과 연대에 회의적이던 안철수 의원이 통합신당 창당에 전격 합의한 것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새정치연합으로 옮겨간 전현직 의원들 고민이 수용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예전에 이계안 전 의원이나 송호창 의원이 민주당을 떠나면서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차기 총선에 나서야 하는 후보 입장이라면 통합신당은 좋은 상황이다. 당장 이계안 전 의원 지역구(동작갑)에서 7월 보궐선거가 예상되지 않느냐. 송호창 의원은 지역구(경기 의왕과천) 조직이 약해 다음 총선에서 재선이 불투명했었다.”
실제 정몽준 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될 경우 정 의원 지역구인 동작갑은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현재 여권에서 동작갑 당협위원장을 놓고 잡음이 이는 것도 당장 7월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어서다. 이계안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몽준 의원과 맞붙었다 석패한 바 있다.
안철수 진영 측 송호창 의원, 김효석 전 의원, 이계안 전 의원 등은 통합신당 지역위원장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경기도는 통합신당 출범 이후 ‘지역위원장 혈투’가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사고지역구로 분류돼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곳이 안산단원갑, 이천, 평택갑 세 곳이나 된다. 송호창 의원이 탈당 이전까지 지역위원장으로 있던 과천의왕은 정진태 전 산업자원부 장관 보좌관이 권한대행으로 있다.
앞서의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역위원장 가운데 이번에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오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이번 지방선거에 나오려면 무조건 탈당해야 하기에 송호창 의원과 같은 탈당 인사들은 거꾸로 손쉽게 복귀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월 창당 발기인대회 당시 현역 의원의 지역위원장 겸임금지를 당헌 초안에 넣기도 했다. 지역위원장 분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민주당 현역 의원을 향해 ‘통 큰 결단’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과정 역시 국내 정치 여건상 순탄치 않을 것이 자명하다.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한 기획위원은 “안 의원이 자신의 브랜드인 새정치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통합에 나섰는데 민주당은 지역위원장 셰어(공유)마저 않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그동안 여야 의원들은 지역사무소를 사조직처럼 이용해 왔다. 지역위원장은 국회의원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