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꾸준함만 갖춘다면…”
“류현진은 왼손 투수 중에 탁월한 완급 조절 능력을 가진 선수다. 그는 지난 시즌을 통해 팀 내 3선발로 자리를 확고히 했고, 커쇼라는 훌륭한 에이스가 방패 역할을 해주며 앞을 든든히 지켜준 덕분에 안정적으로 빅리그에 연착륙 할 수 있었다. 비록 지난 시즌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커쇼의 그림자에 가려진 부분이 있었지만 올 시즌 류현진은 팀이 어려울 때 진가를 발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해 보일 것이다.
―올해 류현진은 빅리그 2년차다. 흔히들 얘기하는 2년차 징크스에 대해 류현진이 주안점을 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보다 미국 야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언어, 음식, 문화, 야구 모두 생경한 경험이었을 테지만 첫 시즌 치고는 잘 해줬다. 하지만 이제는 매일 반복되는 패턴들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무엇보다 7개월간의 시즌 이후에 오프시즌을 여유롭게 보내다가 다시 7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해야 하는 것이 무척 힘들 수 있다. 그것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의 패턴과 일치시키느냐가 2년차 징크스를 상쇄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오프시즌 동안 칼럼을 통해 당신은 추신수를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이자 FA 대박 계약을 성취할 것이라고 극찬했었다. 실제로 당신의 예상이 적중했다(웃음). 그렇다면 추신수가 텍사스에서의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내기 위한 관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 번째 키워드는 ‘적응’이다. 앞으로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할 새로운 팀이기 때문에 텍사스의 분위기, 문화,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의 융합(팀 케미스트리)을 통해 ‘팀 텍사스 레인저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키워드는 ‘극복’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는 추신수의 왼손 투수를 상대로 한 약점을 극복하는 것은 올 시즌 초대형 계약을 선물한 텍사스와 기대에 가득 찬 팬들에게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숙제가 될 것이다.”
왼쪽부터 윤석민, 추신수.
―추신수의 올 시즌을 어떻게 예상하나.
“추신수의 성향을 볼 때 한다면 해 내는 근성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조건(적응과 극복)만 충족시킨다면 4할 이상의 출루율과 50개 이상의 2루타를 생산해내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믿는다.”
―윤석민이 올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다. 당신은 칼럼을 통해 윤석민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어울린다고 언급했었다. 이유가 있나.
“메이저리그는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은 꿈의 무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두 가지 범주 안에 해당 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그중 한 가지가 메이저리그를 통해 금전적으로 안정을 얻고자 하는 것과, 다른 한 가지는 야구하기에 완벽한 좋은 환경(인프라)에서 걱정 없이 야구에만 전념하고자 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고려했을 때 풍부한 자금력과 좋은 환경을 두루 갖춘 전통의 명문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윤석민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올 시즌 경쟁이 치열한 오리올스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윤석민의 ‘키’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빅리그의 터프한 환경(이동거리와 한국과 다른 등판 간격)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철저한 체력 관리를 통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5일에 한 번씩 등판해서 6회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꾸준함을 갖춰야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 4, 5월 두 달 정도 적응력을 키운다면 빅리그 5선발 진입도 어렵지 않다고 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