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3선 백수’들 어디로…

‘당직 찜해볼까’ 물밑 신경전

[일요신문]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전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 같지만 여의도에서는 당내 권력 쟁취를 위한 물밑 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친이계로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특임 장관을 역임한 주호영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조를 이뤄 출전한다. 지역의 표 쏠림이나 표 분산을 고려해 ‘수도권-영남권’, ‘충청권-수도권’ 등의 방식으로 구도를 맞춰오고 있다. 

왼쪽부터 이완구 의원, 주호영 의원.

주 의원은 원내대표 파트너가 누구인지 본인 입으로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충청권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는 이완구 의원과 한 조가 되리란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이다. 이 의원은 요즘 틈이 생기면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완구 추대론·낙점설’ 등이 회자하고 있지만 원내대표를 노리는 잠재적 후보군이 더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울산시장 출마를 접은 정갑윤 의원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홍문종 당 사무총장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홍 총장은 원내대표 도전을 포기했고 그와 파트너를 하려던 주 의원을 이 의원에게 소개했다는 말도 돌아다닌다. 정 의원도 TK(대구·경북) 쪽에서 정책위의장 파트너를 구할 가능성이 커 TK 정책위의장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3선 의원들이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에 나설 것이란 말도 파다하다. 하반기에 할 일이 없어진 ‘3선 백수’들이 고위 당직에 도전해 20대 총선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다. 이군현 의원이나 안홍준 의원 등은 정책위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원래 원내대표는 4선급에서 나왔는데 지난해 3선의 최경환 원내대표가 도전하면서 체급을 낮췄다. 3선 상임위원장에게도 도전할 명분을 주게 된 것이다. 장윤석 정희수 의원 등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원내대표 이야기를 주위에 흘리고 있다고 전해졌다. 다만 ‘이한구-최경환’으로 TK가 원내대표를 세습(?)하면서 이번만큼은 TK 외 지역에서 나와야 한다는 말도 있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원내대표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야기도 한다. 보궐선거로 입성한 이 의원을 두고 친박계 주류에서는 “언제부터 이 의원이 친박이었느냐. 이명박 정부에서 세종시 수정 사태 때 지사직을 던진 것 빼고는 그가 친박을 위해 희생한 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또 주 의원은 친이계 쪽이어서 친박계나 범친박계가 다수인 TK 의원들이 표를 주지도 않을 것이란 말도 있다. 다른 유력 후보 조가 나온다면 당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당권을 노리는 서청원 의원과 지역적으로 겹치는 상황이 된다. 충북의 4선 송광호 의원이 국회부의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 “충청권이 다 해먹느냐”는 말도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