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최근 연이어 1대2, 2대2 혹은 1대3(성인 남자 대 여학생 비) 성매매 단속 사실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이 같은 ‘집단 원조교제’가 대부분 여학생들이 먼저 제안을 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학생들은 한 번 교제에 수십만원 이상을 줄 수 있는 주머니 두둑한 ‘아저씨’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과거의 경우 대부분의 원조교제가 단돈 몇 만원에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려는 성인 남성들의 제의에 미성년자들이 마지못해 끌려갔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서는 아예 여관을 근거지로 여러 명의 미성년 여학생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출장’까지 나서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친구랑 두리(둘이) 같이 갈 건데 괜차∼나요?”
“좋지. 콜.”
올 들어 인터넷 채팅사이트 B와 S에서는 이처럼 그룹 섹스를 조건으로 흥정을 벌이는 성인 남자와 초·중·고 여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1대1 쪽지 기능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4∼5명을 정원으로 하는 대화방에서도 노골적으로 이 같은 ‘합의’가 이루어진다.
수백 개가 넘는 대화방에서 오가는 내용 중 대부분은 ‘좋은 연인을 만나고 싶어요’, ‘진실한 사랑을 하고 싶은 분을 찾습니다’ 등 건전한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으로 꾸며 놓았지만 대화방 안으로 들어가면 여학생과 남성들이 그룹 성행위를 의미하는 은어들을 거리낌없이 주고받으며 흥정을 벌이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이 만나서 벌이는 행각은 어떠했을까. 올 들어 9월 말까지 경찰에 적발된 그룹 성매매 중 충격적인 사례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2월 서울 신림동. 중3인 김세리양(가명)은 부모가 이혼하자 곧바로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갔다. 그 후 보름여 동안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돈이 떨어진 김양은 가출한 세 명의 친구들을 불러모아 본격적인 성매매에 나섰다.
김양은 친구들을 데리고 신림동 소재의 여관방으로 들어갔다. 이성 혼숙이 아닌 동성 미성년자끼리의 여관 출입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김양은 여관을 아예 ‘출장 대기실’로 삼았다. 김양은 여관에 묵으면서 인근 PC방에 출입,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다 1대2는 30만원, 1대3 섹스는 45만원을 받는 조건을 내건 뒤 이에 응하는 남성을 상대했다.
김양은 자신도 성매매에 나섰을 뿐더러 친구들의 ‘작업’ 횟수를 조절하고 놀랍게도 변태적이고 자극적인 성행위 정보까지 알려주는 등 ‘포주’역할까지 했다. 지난 4월 면목동에서 적발된 정아람, 아영양(이상 가명)은 자매가 그룹 성매매로 나서 경찰을 아연실색케 했다.
중2, 중1이던 이들은 주위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차가 있는 남자만을 골라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좁은 승용차 뒷자리에서도 능수능란하게 그룹 섹스의 진수(?)를 보여줘 상대 남성이 ‘팁’까지 줬다고 한다.
여학생들이 1대1 만남보다 그룹으로 남성들을 상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 혼자보다는 둘이나 셋이 나선다면 상대 남성의 예기치 못한 폭행이나 협박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돈을 받고 1대2로 성관계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신나라양(가명·17)은 “샤워하는 틈을 타 상대 남자가 돈과 휴대폰을 훔쳐 달아난 적도 있었다”면서 “심지어 휴대폰에 있는 카메라로 알몸을 찍어 협박하는 남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양은 “하지만 친구와 같이 남자를 상대할 때는 돈을 뺏긴 적이 없다. 두세 명의 여자를 만나는 남자들은 그저 관계에 열중할 뿐 ‘딴짓’은 안한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이준석 여성·청소년계 경위는 “그룹 성매매는 그동안 혼자 남자를 상대하는 여학생들이 돈을 뺏기고 폭행까지 당하는 사례가 늘자 자연스레 등장한 것”이라며 “최근 적발된 성매매 사건의 절반 정도가 그룹으로 관계를 맺고 돈이 오간 사례”라고 전했다.
경찰이나 일반인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그룹 성매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다. 그룹 성매매 경험이 있는 신아무개양은 “친구와 함께 상대 남자와 길을 다니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가족이나 학교 혹은 과외 선생님쯤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신양은 “상대 남자의 집에 갈 경우에도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고 전했다.
‘영계’를 찾는 남성들 역시 ‘집단 만남’을 반기고 있다. 주위의 눈을 피해 음란 비디오나 포르노 사이트에서만 접해본 짜릿한 행위를 실제로 만끽할 수 있다는 호기심과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것. 지난 9월30일 청소년 성매매 혐의로 강동경찰서에 붙잡힌 40대 중년 남성도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더블 섹스의 ‘짜릿함’을 느껴보고자 충동적으로 ‘듀엣’을 찾은 케이스.
이와 같은 집단 성매매는 최근 들어 중·소 도시에서 성업중인 세칭 티켓다방은 물론, 대학가 자취 여대생들 사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미 지방 티켓다방의 경우 아가씨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여중고생 등 미성년자를 고용, 출장 그룹섹스 등 불법적인 윤락에 나서고 있다는 것.
또 지난 8월 대구에서는 A대학 여대생 세 명이 학교 부근에 대형 원룸을 얻어놓고 매춘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과외나 친목 모임 등으로 위장해 이루어지는 집단 성매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형태의 그룹 성매매는 공급자와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많아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