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회장은 80년대 말 호텔 사업에 뛰어든 이후 서울의 빅토리아호텔과 이천의 미란다호텔을 경영했고, 이후 인천의 송도비치호텔(2001년)과 서울 강남의 뉴월드호텔(2002년)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일약 호텔업계의 떠오르는 태양으로 부상했다.
그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것은 97년 종합관광레저산업을 표방하며 썬앤문그룹을 설립하면서부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DJ 정권 인맥에 발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된 김성래씨의 역할도 컸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 3월 양평 TPC골프장 회원권을 발행해 이를 담보로 농협에서 1백20억원을 사기대출받은 혐의로 인해 서로 맞고소를 벌이는 등 집안싸움을 일으켜 결국 두 사람 모두 구속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문 회장과 김 부회장의 전방위 로비 행태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불거지기 시작했고, 노 대통령과 동창이라는 이유로 문 회장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요신문>에서도 문 회장의 주변을 탐문 취재하던 중, 그가 지난 98년 이른바 ‘노무현 생수회사’ 사업에도 함께 동참한 바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단독보도(580호, 2003년 6월29일자)했다. 당시 <일요신문>이 법인 등기부등본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문 회장은 지난 98년 4월15일자로 ‘(주)명수참물’을 설립, 전아무개씨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문제의 이 생수회사는 사실상 노 대통령의 회사라고 할 수 있는 ‘(주)장수천’이라는 생수 제조회사의 서울지역 판매회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명수참물의 이사진에 홍경태씨가 등재되어 있었는데, 홍씨는 당시 장수천의 대표이사였음은 물론, 안희정씨에 의해 지난 99년 설립된 또다른 장수천 판매회사 ‘(주)오아시스 워터’의 이사로도 등재되어 있었던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홍씨의 장수천을 중심으로 안씨의 오아시스워터와 문 회장의 명수참물이 함께 연관되어 있었던 셈이다.
▲ 문병욱씨는 80년대 말 호텔사업에 뛰어든 이후 빅토리아호텔 등을 경영하며 다른 호텔을 잇따 라 인수했다. | ||
실제 홍씨는 노 대통령이 지난 5월 “97년 대선, 98년 보궐선거 등에 바빠 사실상 생수회사의 운영을 맡겼던 후배”라고 직접 밝힌 것처럼 생수 사업에서 노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맡았다. 최 전 비서관도 지난 98년 장수천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점으로 미뤄 이들은 모두 장수천을 중심으로 한 ‘생수 인맥’이 되는 셈이다.
문 회장의 지인들이 “그가 노 대통령 당선 이후 부쩍 최측근 참모인 안희정 이광재씨 등과의 친분설을 은근히 과시했다”고 전하고 있고, 또 “문 회장은 최 전 비서관과도 꽤 가까운 듯했다”는 말이 주변에서 들리는 것도 모두 생수회사 동업 관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부산상고 동문회 주변에서는 실제 내용보다 문 회장의 ‘자기 과시’에 의해 다소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짙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상고 재경동문회장을 지낸 이양한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문 회장은 어떻게 보면 철저한 장사꾼으로 심지어는 자신의 호텔에서 동창회를 유치하면서도 밥값을 다 계산해서 받을 정도로 이문에 밝았다”며 “지난해 대선 때 역시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던 7∼8월경까지만 해도 그는 관망파에 불과했으나, 대선이 임박해지고 노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뒤늦게 적극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역시 부산상고 동문인 것으로 밝혀진 명수참물의 공동대표 전아무개씨는 “당시 홍씨를 이사로 영입한 것은 그가 동문 후배로 발도 넓고 또 생수회사 경험이 있는 친구였기 때문이었으며 문 회장은 비록 공동 대표였지만 경영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