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프로서 진상 떠는 스타의사 있더라”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유흥업계 관계자의 질문이다. 이런 기준이 필요한 까닭은 그만큼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여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출연자들을 둘러싼 각종 루머와 의혹도 늘고 있다. 특히 유흥업계에선 ‘어느 방송에 나온 누가 이 바닥 출신이라더라’ ‘어느 프로그램에 나온 누가 현재 어느 업소에서 일하고 있는데 에이스라더라’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금은 종영한 케이블 채널의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이 그런 소문의 뜨거운 진원지였다. 지금은 업계를 떠난 이들을 둘러싼 소문, 다시 말해 접대여성 출신이라는 이들을 둘러싼 소문이 대부분이라 지금 시점에선 확인조차 불가능하다. 그냥 유흥업계에서 떠도는 정체불명의 소문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접대여성들이 손님들에게 “얼마 전에 어느 방송에 나와 유명해진 여자 아무개가 얼마 전까지 내가 전에 일하던 룸살롱에서 같이 일했는데 거기선 나한테 한참 밀려 지명도 못 받던 애인데 방송 한 번 나와서 떴다” 등의 얘길 하면서 소문이 나게 되는 것인데 사실무근의 자기 과시성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취재 과정에서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이야기를 접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때 유흥업소에서 접대여성으로 일했던 이들이 나중에 다른 일을 하다 우연한 계기로 방송에 출연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불법적이거나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별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유흥업계에서 더욱 화제가 되는 사안은 오히려 일반인 남성 출연자에 관한 뒷얘기들이다.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일반인 남성들 가운데 일부가 유흥업계에서 진상 손님으로 소문이 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상당히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로 알려진 일반인 남성 출연자는 그 전부터 유흥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유명 텐프로 업소의 단골손님이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얻으면서 유흥업계에서도 화제의 인물이 됐다. 엄청나게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이라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공인받으면서 유흥업소 접대 여성들이 그의 애첩이 되기 위해 혈안이 됐던 것.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흐른 뒤 이 남성 출연자는 유흥업계에서 상당히 악명을 떨치게 됐다. 순수하고 소탈한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론 ‘나쁜 남자’ 스타일의 카사노바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그에게 놀아나 상처를 받았다는 접대여성들이 상당수라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문가 패널들이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패널을 출연시키는 방송에 많아지면서 스타 변호사와 스타 의사 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이들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크다. 부와 명예를 모두 갖고 있던 전문직 종사자들이 방송을 통해 유명세까지 얻은 뒤 마치 스타급 연예인이라도 된 것처럼 행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논현동 소재의 텐프로 업소 사장은 방송 출연으로 스타 의사로 등극한 한 인물에 대해 악평을 늘어놓았다.
“그 사람 예전부터 알던 의사로 단골까진 아니지만 접대받으러 종종 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예 연예인이에요. 병원 하면서 꽤 돈을 번 것 같은데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과거엔 접대받으러 자주 오다 요즘엔 방송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을 접대하러 종종 온다는 거예요. 돈도 많으면서 자기도 연예인이라며 싸게 해달라고 그러는데 참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우리 가게는 유명 스타라도 깎아주지 않거든요. 연예인 많이 온다고 가게가 홍보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깎아줄 수 없다고 하니 아주 난리를 치더군요. 자기 무시하는 거냐고 화를 내는데 정말이지 진심으로 무시해주고 싶더군요.”
불륜설에 휘말린 스타 의사도 있었다. 유명 텐프로 업소에서도 에이스로 구분되는 인기 접대여성과 불륜에 빠져 있다는 소문이 유흥업계에 파다하게 퍼져 있는데 몇몇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심지어 둘이 이미 살림까지 차렸다고 얘기할 정도다.
이처럼 일반인과 전문직 종사자들의 방송 출연이 급증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어느새 그들은 유흥업계에서도 유명 인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