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 농촌지역이 출생아 급감으로 마을 공동체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농촌 인구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머지않아 농촌지역 상당수 마을이 사람이 살지않는 ‘무인 지대’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양군의 경우 올해 10월 말 현재 군전체 6개 읍·면의 출생신고 건수는 총 1백21명이었다. 10년 전 2백3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감소했다.
특히 청기면과 수비면의 올해 출생신고 건수는 각각 6명과 8명으로 2개 면 모두 사상 첫 한자리 수를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도농 복합도시인 안동시도 농촌인 읍·면 지역과 도시지역간 출생신고 건수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안동시 14개 읍·면의 출생신고 건수는 3백13건인 반면 도시지역 10개 동은 1천82건이었다. 실제 안동시 녹전면 신평1리에는 지난 3년간 새로 태어난 아기가 한 명도 없다.
1백30여 가구 2백60여 명의 주민들이 사는 면소재지로 면내에서 제일 큰 동네인데도 그렇다. 이곳 이유하 이장(여·54)은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줄줄이 빠져 나가고 몇 년째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 마을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동시 녹전면의 경우 3년째 연평균 10건의 출생신고가 고작이다. 이마저 현지 주민의 출산이 아니라 절반 가량은 이곳 출신 도시지역 거주자들이 호적지를 따라 출생신고만 한 것이다.
녹전면사무소 담당직원은 “면내 62개 마을 중 55개 정도의 마을이 5년째 출산율 제로 상태에 있다”며 “이곳에 사는 노인들이 자녀를 따라 도시로 이주하거나 사망할 경우 마을이 사라질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