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앙로역에는 지하 1층 기둥 1곳과 지하 2층 길이 30m 벽면, 기둥 4개, 불에 탄 전화부스, 현금인출기, 보관함 등이 지난해 2·18지하철참사 당시와 추모객들의 가슴아픈 추모글들이 당시 그대로 보존돼 있다(사진).
그러나 2·18지하철참사 부상자대책위는 지난해 8월부터 중앙로역에 보존돼 있는 추모벽은 부상자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 추모벽과 기둥 등을 샌드위치 패널로 봉인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동우 부상자대책위위원장은 “중앙로역에 추모벽이 계속 존재한다면 정신·육체적 고통으로 신음하는 부상자들은 더 이상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다”며 “차라리 중앙로역에 추모비만를 설치하고 추모벽 등은 전시관이나 안전교육관으로 이전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희생자대책위측은 “부상자들보다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더욱 큰 충격과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이 같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추모벽 설치를 주장하는 것은 제2, 제3의 2·18참사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지하철참사대책본부 김상훈 과장은 “아직까지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부상자와 희생자의 위로금 지급이 종결되는 2월부터는 본격적인 협의를 통해 추모벽 존폐 여부를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공사측도 추모벽 등은 양측의 입장정리가 끝나는대로 조치할 것이라며 현재도 공개를 요구하는 일반시민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