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 구원파가 아니라고요”
세월호의 운영회사 청해진해운과 구원파와의 관계에 관심이 집중되자 온라인 상에 ‘구원파 연예인 리스트’가 떠돌아 눈길을 끈다. 사진은 세월호 침몰 장면.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우선 명확한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구원파 연예인으로 알려진 이들 가운데 이번에 문제가 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중심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속 교회 신도가 있느냐다. <일요신문> 확인 과정에선 여기에 해당되는 연예인은 없었다.
소위 구원파로 알려진 종교조직은 크게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우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중심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가 대표적이다. 세월호 운영회사 청해진해운 임직원 상당수가 여기 신도다. 이곳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요한(본명 이복칠) 목사의 생명의말씀선교회와 박옥수 목사의 기쁜소식선교회 등도 구원파로 분류된다. 스타급 연예인이 대거 다니고 있는 교회는 이번에 문제가 된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아닌 이들 두 선교회 가운데 한 곳에 소속된 교회다. 생명의말씀선교회와 기쁜소식선교회는 모두 이번에 문제가 된 기독교복음침례회와는 무관하다. 기쁜소식선교회 측은 “우리 선교회는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과거 유 전 회장이 연루 의심을 샀던 오대양 사건 역시 우리 선교회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 세 종교조직이 모두 구원파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문제가 불거진 곳은 기독교복음침례회 한 곳뿐이다. 결국 온라인에 떠도는 구원파 연예인들 역시 구원파로 분류되는 선교회 소속 교회 교인이긴 하지만 기독교복음침례회와는 무관하다.
온라인에 떠도는 구원파 연예인 리스트에는 주연급 영화배우 A, 주연급 배우 B와 가수 출신 여배우 C 부부,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 D 등이다. 이들은 실제로 구원파로 알려진 한 선교회 소속 교회의 신도들이다. 해당 교회 홈페이지에 이들의 사진이 여러 장 게재돼 있기도 하다.
우선 최근 개봉을 앞둔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스타급 남자 배우 A는 ‘들려주는 잠언’ 더빙 작업에 참가한 모습 등 다양한 교회 활동 사진이 해당 교회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들려주는 잠언’ 더빙 작업에는 또 다른 주연급 남자 배우 B도 참여했다. B는 가수 출신 여배우 C와 결혼한 스타 부부이기도 하다. 여배우 C 역시 해당 교회 신도로 그의 사진도 교회 홈페이지에서 여러 장 찾을 수 있었다.
이들 부부의 결혼식 축가는 정상급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 D가 맡았다. 그 역시 같은 교회 교인으로 또 다른 여가수 E와 함께 축가를 불렀다. 여가수 E 역시 이 교회 교인으로 그는 온라인에 떠도는 구원파 리스트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연예인이다.
여가수 E의 경우처럼 애초 온라인에 떠돌던 구원파 연예인 리스트엔 이름이 오르지 않았지만 나중에 구원파 연예인으로 알려진 이들도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이는 바로 여자 톱스타 F다. F의 경우 현재 해당 교회 홈페이지에선 관련 사진 등 교회를 다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중후반에 실린 한 기사가 단초가 됐다. 또 다른 주연급 남자 배우 G와 관련된 기사였는데 여기서 G는 배우 A와 C, 그리고 톱스타 F 등과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밝혔듯이 이미 배우 A와 C는 해당 교회 신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 즈음에는 여성 톱스타 F와 남자 배우 G 등도 해당 구원파 교회를 다녔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들이 현재도 그 교회를 다니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애초 구원파 연예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아이돌 출신 가수 H는 해당 구원파 교회를 실제로 다녔다는 정황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H의 경우 잘못 알려진 케이스로 보인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구원파 연예인 리스트가 나돌면서 해당 연예인들은 매우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원파 연예인으로 알려진 스타급 연예인의 매니저는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단지 해당 교회에 다녔을 뿐”이라며 “교회가 크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기에 단순히 출석했을 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교회는 교인이 상당히 많은 대형 교회다. 따라서 굳이 구원파 교회라서 해당 교회를 다닌 게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구원파 교회로 일컬어지긴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측과는 무관한 교회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