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1주년 기념식장에서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묵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
그런데 조 대표는 ‘대구 출마’를 선언한 지 한 달이 넘은 23일 현재까지 어느 지역구에서 출마할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에 정가에서는 조 대표 출마 지역을 놓고 구구한 추측이 나돌고 있는 상황.
일각에선 조 대표의 선친인 유석 조병옥 박사가 출마했던 ‘대구 을’ 지역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당시의 ‘대구 을’은 현재의 남구와 ‘대구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중구 등이 해당된다. 이밖에 ‘신정치 1번지’로 떠오른 수성구와 북구 등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조 대표의 최측근은 이와 관련해 “출마 지역구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조 대표는 대구 어느 지역에서나 출마할 수 있다”면서 “중앙당과 대구시지부에서 검토중이며 머지 않아 확정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렇지만 조 대표의 부인인 연극인 김금지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지역구에 대해 귀띔했다. 김씨는 “남편은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인연과 친분 때문에 ‘대구의 현역 의원들과 정면으로 대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대구의) 중구와 남구에 출마하는 현역의원이 없기 때문에 그쪽을 택하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중구의 현역의원인 백승홍 의원은 지난 1월14일 ‘당무감사 보고서’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태. 백 의원측 관계자는 “(백 의원은) 자신의 정치 고향이었던 서구로 돌아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강재섭 의원(한나라당)과 맞붙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의 현역의원인 현승일 한나라당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조 대표의 구상처럼 현역의원과는 혈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 지역구인 셈이다.
그런데 중구와 남구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가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따라서 조 대표는 통합될 예정인 중·남구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 부인인 김씨는 “중구에 있는 동아백화점에는 내가 8년째 운영하는 구두가게도 있어 인연이 깊은 곳이다”라며 “설령 남편이 대구에서 낙선한다 해도 크게 실망하진 않을 것”이라고 미리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다면 조 대표는 언제쯤 공식적으로 출마 지역구를 천명하게 될까. 이에 대해 김씨는 “아무래도 한나라당 지역구 공천을 끝낸 다음에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대구 지역 후보로 누구를 공천하는지 지켜본 뒤 조 대표가 출마지를 최종 낙점할 것이라는 얘기. 한나라당은 2월 말까지 공천 심사를 끝마칠 예정이다.
조 대표의 측근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3월 초에나 조 대표의 출마 지역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대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두 번째로 지난 18일 대구를 방문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1주기 추도식’ 참석차였다. 이달 28일에도 ‘2·28 대구학생의거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대구로 내려갈 예정. 조 대표의 ‘대구 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