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특허청, 대우조선해양의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HiVAR-FGSS)’ 기술력 인정
최근 유럽특허청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우조선해양의 선박용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
[일요신문] 대우조선해양(사장 고재호)이 차세대 선박인 천연가스연료 선박의 핵심 기술과 관련한 유럽 특허분쟁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사가 지난 2011년 5월 유럽지역에 특허 등록한 ‘선박용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HiVAR-FGSS)’에 대해 프랑스 크라이오스타(Cryostar SAS)가 제기한 특허무효 이의신청을 유럽특허청(EPO)이 최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유럽특허청의 이번 결정은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를 독자 개발한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독창성을 EU 지역이 공식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연가스 연료 선박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한 해외 선진 조선해양 부품업체들은 핵심기술인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의 유럽 내 특허 등록 및 한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견제해왔다.
특히 프랑스의 세계적인 조선해양 전문 부품업체인 크라이오스타는 ‘대우조선해양이 특허 등록한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가 진보성과 특허성이 없다’며 ‘특허등록이 무효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박용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HiVAR-FGSS) 기술은 차세대 선박으로 각광받는 천연가스 연료 선박의 핵심 기술이다.
대우조선해양이 4년여의 기간을 거쳐 완성한 것으로, 탱크에 저장된 천연가스를 고압 처리한 뒤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를 2011년 개발·완료했다.
특히 연료공급장치를 세계 최대의 선박엔진 회사인 만디젤(MAN-Diesel)의 고압가스분사식 엔진과 함께 장착할 경우, 연료 효율은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낮출 수 있다.
해당 장치가 친환경 선박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이유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 12월, 미국에서 건조 중인 세계 최초의 천연가스 추진 컨테이너선에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를 설치하는 계약을 따내 세계 조선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또 같은 시기 캐나다 선주로부터도 해당 장치가 설치되는 세계 최초의 LNG 운반선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럽특허청의 이번 결정으로 조선해양 핵심 부품분야를 독·과점해 온 해외 업체의 독식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특허 심사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특허청으로부터 기술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유사 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배재류 이사(기술기획 그룹)는 “지난해 12월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 특허기술을 국내 중소 기자재 업체들에게 이전하는 협약을 체결, 국내 기자재 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왔다”며 “이번 결정으로 특허권과 기술력을 무기로 해외 업체가 펼쳐온 견제를 막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11@ilyo.co.kr